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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뜰지기 May 13. 2024

7th. 매번 밥을 다 먹고 나서야 찾아오는 거지는?

온 식구의 한 끼를 깨끗이 정리해요.

생태오락실 <화전 만들기> 수업은 대성공!!

꿈쟁이들의 계란호~라이 사전 연습을 통해 화전도 안전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윽시, 우린 최고야^^

그런데 문제는 항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나지요. 요리의 완성인 '정리의 시간', 꿈뜰은 순식간에 혼돈에 빠졌습니다.

개수대로 이동한 아이들은 물을 틀더니 하염없이 서 있었습니다.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건만 설거지가 제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늦은 모둠의 마무리를 도와주고 가보니 역시나 수세미에 세제를 묻히는 것도 헤매고 있는 녀석들!

'아차, 이걸 놓쳤구나!'

지난 주말 요리 연습만 해보았지 뒷정리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 이렇게 드러나고야 말았습니다.


꿈쟁이들 모두 일시 정지!

"혹시 설거지할 줄 아는 사람?"

한 모둠에 1명 있을까 말까 하게 손을 듭니다.

"한두 번 해봤지만 물로만 씻어봤어요. 수세미는 안 써봤어요."

"저는 하고 싶은데 엄마가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못하게 해요."

(여기서 뜨끔하신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자녀들에게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하지만 마음의 소리를 들킨 듯...^^;)

일단 설거지를 해보았다는 친구들에게 모둠별 그릇을 씻도록 역할을 정해주고 다른 친구들은 자리 정리와 바닥청소를 나누어했습니다. 서둘러 교실을 비워주어야 다른 반이 실습을 할 수 있답니다.


 교실로 돌아와서 못다 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나누었습니다.

"사실 아직 너희가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른들 보시기에는 걱정스러워서 안 맡기시는 걸 거야. 좀 더 크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또 하게 되겠지. 혹시 그릇을 깨뜨리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위험해서 못하게 하시는 걸 수도 있고. 하지만 이제 우리가 먹은 그릇 정도는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잖아? 전에 선생님이 한 티브이 프로그램을 봤는데 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자기가 먹은 그릇을 정리해서 스스로 설거지하도록 교육하더라. 선생님은 자기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생활 속에서 작은 것 하나부터 누군가의 도움 없이 해 나가는 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게 진짜 독립이고, 멋진 어른이 되는 거지. 그렇지 않고 공부만 하다가 20살이 된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지는 않아."

이런 이야기들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주는 요걸 숙제로 내주기로 했지요. 


꿈뜰의 특별한 주말 숙제

7th. 온 식구의 한 끼를 깨끗이 정리해요!

-가족들이 먹은 그릇을 모아 설거지를 하고 소감을 써오세요.


 이번주는 아쉽게도 다른 일정으로 인해 그림책은 함께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책 중에 집안일과 관련된 내용을 잠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썰렁한 수수께끼 하나를 냈습니다.

"매번 밥을 다 먹고 나서 찾아오는 거지는?"

꿈뜰에는 수수께끼 꿈쟁이가 있습니다. 이 수수께끼도 그 아이가 저에게 내 준 것입니다. 어느 날부턴가 저에게 수수께끼를 내던 꿈쟁이에게 "한 번에 너무 많이 내면 기억을 못 하겠으니 하루에 하나만 내주라."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꼬박꼬박 하루에 하나씩 수수께끼를 물고 와 준 고마운 녀석이죠.

아이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외쳤지요.

"설거지!"

딩동댕! 그래서 우리도 이번 주에 맛있게 잘 먹었으니 주말 숙제는 설거지^^



 학부모님께도 양해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우리 꿈쟁이들의 성장을 위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니 이번 주말에도 아이들의 세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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