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이고, 다리야."라고 하시는 이유를 알겠다.
"내가 처음으로 설거지를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자랑스러웠다. 설거지가 재미있어서 다음번에 또 하고 싶다."
처음으로 설거지를 해 본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고스란히 그 상황과 마음을 담아낸 실감 나는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풀어 보지요.^^
멋진 시로 표현된 소감입니다. 이 소감은 아이들의 큰 반응을 샀습니다. 그래서 제가 꼬마 작가님과 상의를 하면서 시의 형태로 살짝 다듬어 주었습니다. 멋진 작품이 만들어져서 서로 뿌듯한 순간입니다^^
이렇게 아이의 글을 다듬어주면서 시에 대해 자연스럽게 가르쳐줄 수 있습니다. TV를 켜고 수정하는 과정을 모두에게 보여주면서 제목을 쓰고, 줄을 바꾸어 운율을 살리고, 행과 연을 구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더니 살아있는 시 수업이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계획한 수업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서 시작되었기에
더 값지고 생생한 수업입니다.
이 솔직하고 짧은 소감 안에 설거지를 하면서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 있습니다. 이 친구는 그동안 주말 숙제를 잘 못해오던 꿈쟁이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큰맘 먹고 제대로 숙제를 한 모양입니다. 입이 잔뜩 튀어나왔지만 그래도 투덜거리는 말속에 뿌듯함이 숨어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 아이의 불평이 저에게는 이렇게 들립니다.
'선생님, 제가 주말 숙제를 했어요. 그것도 엄청 열심히 했어요. 손이 너무 차갑고 힘들었어요. 저 잘했죠? 저 칭찬해 주세요.'
여러분은 어떻게 들리시나요?^^
"매일 설거지를 해 주시는 엄마, 아빠가 감사하다."
"엄마가 설거지를 할 때면 "아이고, 다리야." 하는 이유를 알았다."
기특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이런 소감을 보면 제가 괜스레 감동을 받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키우시는 부모님들은 참 뿌듯하시지요? ^^
"내가 안 해본 새로운 집안일을 하니 이번 숙제가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숙제가 떠올라서 엄마한테 걸거지를 알려 달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설거지를 일주일에 한 번은 할 거다."
교사의 의도를 잘 파악한 듯하지요? 문제를 풀 때도 출제자의 의도가 중요한 것처럼, 교사의 의도를 잘 파악한 소감은 아무래도 눈길이 갑니다. ^^;;
오늘도 소감을 나누면서 나의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공통의 경험에 친구의 생각을 덧대어 더 깊은 사유를 하고, 다양한 감정을 공유했습니다.
앞으로는 1. 소감을 시로 표현한 경우처럼 아이들의 글을 조금씩 다듬어가는 방법도 소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