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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했습니다

자란다에서 일했던 기록) 2021년 1월 15일 자란다 +865 퇴사기록

by 마음씨
이 글이 무어라고 여러 번 쓰고 고치고 했어요. 마음을 담아 퇴사이자 독립을 기록합니다. 다음 발걸음이 어디로 향할지는 모르지만 자란다와 함께한 시간은 저에게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월을 끝으로 저는 자란다의 구성원에서 다시 자란다의 고객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여섯 살에서 열 살이 되기까지 자란다와 함께하면서 저는 신규 유저에서 입소문 내는 단골 고객으로, 한때 빨간 마크가 붙었던 요주의 부모에서 한분 한분에게 자란다를 쓰셔야만 하는 이유를 열렬하게 설명하는 구성원으로, 믿을 수 없을만큼 선하고 성실한 동료들과 한땀 한땀 쌓아가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덕분에 제가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떤 일들을 사랑하며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무엇을 더 채워야 할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요. 긴 시간 음악인으로, 폐쇄된 시야의 예술기획자로 살아온 저에게 수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준 시간이었지요.


독립하고 났더니 여전히 빈틈과 배움에의 갈급함도 많고, 더불어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 무엇보다 원하고 바라는 일들이 한결 가깝게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창조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이건 음악하던 시절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개선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매일을 개선하고, 이 다음에 올 것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온 마음을 쏟게 됩니다. 팀 안에서의 일이 될 수도 있고, 고객과 공동체의 일이 되기도 하겠죠.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이 한 줄의 깊은 고민을 당분간은 꼭 쥐고 있을 생각입니다.


그동안 자란다의 일부였던 저를, 저의 전부였던 자란다를 응원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고생스러운, 그리고 빛나는 순간들 함께해준 동료들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기억할게요. 다른 곳에서 재미있는 일로 다시 만나요.




자주 묻는 질문.

- 창업합니까? 아니요, 노, 절대, 네버.

- 어디로 가요? 아무데도 안 가요, 놀아주세요


Clubhouse @mau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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