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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씨 Apr 12. 2023

리포팅과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

언제나 나에게 이득이 되는 쪽으로

채널톡에서 리포팅(보고)과 피드백은 물과 공기처럼 늘 존재합니다. 너무 당연하면서도 영원히 익숙해지지 못하는 신기한 무엇이기도 하죠. 얼마 전 동료와 함께 이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긴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건강한 관점은 뭘까. 


좋은 아웃풋을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텐데 왜 매주 돌아오는 리포팅이나 수시로 받는 피드백이 부담스럽고 힘겨울까 생각하다가 본질적인 질문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왜 리포팅을, 피드백을 하는가? 리포팅과 피드백의 역할은 대체 무엇인가?


리포팅과 피드백은 초등학교 때처럼 '참 잘했어요' 칭찬 스티커를 받기 위함이 아닙니다.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나 혼자 이만큼 해냈다고 자랑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닙니다.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서로가 서로의 눈과 귀가 되어주면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공들이고 있는 프로젝트 혹은 키워가는 사람에 대해 무언가 놓치고 있는데 타인이 이를 발견하고 일깨워주면, 사실은 정말 기뻐해야죠. '나한테 자꾸 왜 이래'가 아니라 '나 정말 잘해보고 싶어요, 미처 못본 것 알려줘서 진짜 고마워요, 덕분에 개선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 잘하고 싶다면 도움이든 뭐든 가릴 때가 아님 (출처: unsplash)


제 의견을 정리해보니 일종의 양육자의 시선에 가까웠습니다. 맡은 프로젝트 혹은 사람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어떻게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탕이 되는 거죠. 나의 완벽함을 증명하기보다 담당하는 대상의 성장을 바라는 것, 그러면 시야가 열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오지 말라고 해도 리포팅을 하러 가고, 피드백을 받으러 갑니다. 나의 프로젝트가 잘 되는데 훨씬 유리하거든요. 하라고 하니까, 혼나기 싫으니까, 월급 주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나에게도 팀의 성장에도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결과물도 안 나오고 임팩트도 없고 배움도 얻지 못합니다. 


아, 혹시 이 과정을 '일일이 조직장에게 승인을 받는' 것으로만 바라본다면 오해 중의 오해예요. 채널톡 커뮤니케이션에서 자기 관점이 빠지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날카로운 리더의 질문에 답을 찾다 보면 저의 개선 포인트가 어디인지, 어떻게 더 나은 관점을 키워야 할지 뼈저리게 느껴요. 영양제도 이런 엑기스 영양제가 없습니다.


더불어 리소스를 헛되이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도 리포팅과 피드백이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사 초기에 팀을 완전히 리빌딩하면서 레드와 매일 싱크를 했었는데요 (이 얘기 하면 다들 하얗게 질림) 당시 회의실의 냉랭한 공기도 기억에 생생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조직의 비전을 흡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긴 직장생활 중 가장 파워풀했던 온보딩이었어요.


지금도 간혹 방향을 잃은 것 같으면 조쉬의 타운홀 스피치나 레드의 회의 녹음을 돌려 들어요. 말라가던 화초에 물 준 것처럼 잠시 흐려졌던 북극성이 반짝이며 되살아납니다.




조직 구성원의 한 명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혜택은 조직 내의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무제한 간식, 바리스타의 향긋한 커피, 교육과 도서 지원만이 리소스의 전부가 아니예요. 채널톡에서라면, 누구보다 치열하고 스마트한 동료와 리더들로부터 마음껏 피드백과 리뷰를 받으며 성장의 자양분을 삼는 게 최고 이득이 아닐까. 어디 가서 또 이런 사람들을 만난다고?! (반박시...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갈길이 멀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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