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남긴 음성 메시지
하늘엔 총총히 별이 박혀 있고 나는 너에게 마지막 말들을 나 혼자의 독백으로 전해야 하는구나.
함께 있으면서도 늘 외로워 했던 너를
애써 사랑이라고 욕심냈던 나를
그리고 사랑의 크기가 불균형이었던 우리를
지금에 와서야 선명하게 느끼고 있어.
혼자이고 싶다던 너의 작은 고백을 듣고
많이 아파했지만 너를 위해 너의 행복을 위해
잠시 고독한 여행을 떠나볼까 해.
이별이란 단어는 붙이고 싶지 않구나.
떠나고 싶어한 건 너였는데, 정말 떠나는 건
나라는 것이 조금 우습다. 아니 슬프다.
어떤 감정인지조차 모르겠다.
공항이야.
혹시 네가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참 찾아 헤맸는데, 역시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구나.
이렇게 헤어지지만 함께 했던 추억들은 가끔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느 해 여름, 푸른 산 바위에 새긴 너와 나의 이름과 겨울바다에서 만났던 솜털같은 눈,
함께 본 크리스마스의 야경, 수없이 나눈 이야기...
언젠가 돌아와 소리없이 한번만이라도 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난 씩씩한 놈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난 가끔 너를 위해 기도할께. 좀 웃어주지. 그랬으면 내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웠을텐데.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너의 많은 것들을 잊기 위해서 또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거야. 이젠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우리가 함께 보냈던 많은 시간 중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것들만 기억하며 젊은 시절의 커다란 꿈 하나를 고이 접어두는 것이라 여기자.
많이도 좋아했었고, 너를 위한 나이기를 간절히 소망한 지난 날들을 꼭 간직할께. 울음보다 웃음을 사랑하는 너이기를… 안녕.
그가 떠난 것이다.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기계음으로 들리는 그의 긴 독백을 들으면서 나는 왜 쉴새없이 눈물이 흐르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