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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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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기 Sep 03. 2016

바람이 부는 곳

세찬 바람이 울어대고

창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글을 쓰다 말고 요란한 밖을 보았다.

구름 덩어리들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노을이 세상을 발갛게 물들였고,

초록과 금빛의 절묘한 조화가 나를 사로잡았다.

숲의 바다에 초록빛 파도가 일렁였다.

그 물결 속, 나무들은 이리저리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어서 여기로 오라고 손을 흔드는 것 같았다.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한 나는, 서둘러 집을 나와 숲으로 걸어갔다.

미친 듯이 불어대는 바람에 숲은 더 격렬하게 일렁였다.

숲이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바람도 더 거세게 불었다.

나는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걸었고, 결국 숲에 다다랐다.

나는 숲의 공기를 실어다 주는 세찬 바람이 반가울 따름이었다.

나는, 맑고 신선한 공기가 내 안을 가득 채워주는 이 곳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는 나뭇잎들의 노래 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이 곳에서,

초록빛 잎새 사이로 빼꼼 고개를 내미는 금빛 햇살이 가득한 이 곳에서,

숲의 푸르른 냄새가 진동하는 이 곳에서,

그저 우두커니 서서 몇 시간이고 이 곳을,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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