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아도 괜찮아

베리와 함께한 날들

by 리틀영

우리에겐 강아지 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베리.
그 이름처럼 참 귀여운 아이였다.

베리는 성격이 꽤 분명했다.
누가 소파에서 갑자기 일어나면 놀라서 짖고,
같은 집에 있었으면서도 새벽 거실에서 마주치면
또 ‘누구세요?’ 하듯 짖곤 했다.


그럴 때면 나는

“베리야, 나야... 우리 아까 봤잖아.”
하고 말했다.

그래도 나를 좋아했던 것 같다.


만지는 일을 허락해 줬고,
산책할 때 실수로 목줄을 밟아도 화내지 않았고,
거실에서 잘 때면 타닥타닥 발소리와 함께
다가와 내 옆에 누워 자곤 했다.

한 번은 친구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갑자기 베리를 들어 올린 적이 있다.


그 순간이 정말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쟤가 미쳤나...’싶은 생각이 스치자마자
베리가 세상 끝 소리로 짖어댔다.


모두가 어리둥절해하며
“너 지금 뭐 한 거야? 베리를 들었어?”

하며 놀랐던 그때.

지금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그날 저녁, 우리는 베리와 함께 산책을 나갔.
리고 어느 골목길에서 조금 큰 개와 마주쳤다.


베리는 주저 없이
우릴 등지고 숨듯이 뒤로 물러났다.


순간 다 같이 외쳤다.


“베리! 지지 마!

괜찮아, 우리가 있잖아!”


그렇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겁이 많아도 괜찮았다.
우리가 있었으니까.

지금은 강아지 별에 있는 베리지만,
우리는 그 따뜻하고 작은 순간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


서로의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놓이던 저녁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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