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한 마리에 소동이 벌어진 밤
제주도 어느 밤,
천정에 떡하니 붙어있는 초록색 여치 한 마리.
“저거… 어떡하냐…”
“난 못 해. 안돼.”
모두가 물러나며 한 목소리로 절망할 때,
한 친구가 조용히 말했다.
“근데… 초록색이면 내가 좀 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너는 분명 평소에 벌레를 못 잡았으니까.
“초록색은 조금 괜찮아.
갈색은 진짜 안 돼.”
무슨 논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우리에겐 유일한 희망이었다.
'정말 할 수 있을까?'
나는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여치와 함께 잘 수도 없었다.
'제발...'
속으로 빌며 지켜보던 그때,
조심조심 다가간 너는 용감하게 여치를 잡아 문밖으로 내보냈고,
그제야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네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래서 동생들은 안 된다니까.”
우리 중 유일한 맏이였던 그 아이는, 그날 밤 영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