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106부터 110까지

by 여름

106

눈물을 목에 움켜쥐고

담담히 말하는 만큼만



오후 세시 햇볕에 마르는

찰흙의 단단함 만큼만



딱 그 만큼

내 마음이 그랬으면 ㅡ


107

사랑이 짙어지면 아프고

아픔이 짙어지면

사랑은 흩어진다.


사랑도 한철 벚꽃마냥 피었다가

흐드러져

매 해 다시 피면 좋으련만


사랑은 흩어져

세워지지 않고

마음은 흐려져

기운이 나질 않는다.


그럼에도 다들 사랑하니

그것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108

내 인생도 삐뚤거려 갈피를 못 잡는데

누구 인생에 훈수를 두나 싶다.


오지랖 그만 부리고 나나 잘 살자고

신발끈을 고쳐맨다.


109

오늘을 삽니다.

많은 고민 속에 허덕이고

즐겁다가도 불현듯 애처로운

나 라는 사람을 보면서

오늘을 삽니다.


먼 미래를 알아야

몇 년 후 라는 시간을 헤아려야

똑똑하고 멋진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저 오늘.을 사는 모두가

가장 힘들고 가장 축복받은 사람인 줄

이제야 알아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다시. 똑같이.


지루하지만 잠잠히 오늘을 삽니다.



110

세상엔

귀찮기도 하고

꺼내 들추면 보기 싫게 구질한

이유와 사정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


당신에게도 사정이 있었겠지

사람 좋은 척 하지만

결국 같이 부대끼고 싶지 않은

내 이기심과 결벽증이 그 이유인 것을...


우리는 아는척, 모르는 척, 속는 척,

세 번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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