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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움직이는 피드백 공식

by 라이블리데이즈

어느 회사에 팀장 X가 있었다. 그는 팀원 시절에 일잘러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성과를 내곤 했다. 그래서인지 팀원들의 업무 수준이 늘 못마땅해 보였다. 팀원들에게 “저한테 얘기도 안 하고 왜 방향을 바꿨죠?“ ”기한을 넘길 땐 미리 얘기하셨어야죠”라고 지적하고, 해결안이 약간 부족하면 “수반되는 리스크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네요”라며 질책했다. 처음엔 팀원들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수용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감이 서서히 무너지고, 팀장의 피드백 자체를 두려워하게 됐다. 이 상황은 단순히 “못한 건 못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피드백은 단순히 ‘잘했거나 못했다’고 알리는 기능을 넘어, 팀원의 동기부여와 두뇌 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뇌과학 관점에서 긍정적 피드백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이것이 “이 행동, 정말 잘한 거야”라는 쾌감을 줘서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고 싶게 만든다. 반면, 부정적 피드백이 이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높아지고, 방어적 태도나 의욕 상실로 이어지기 쉽다.



1. 긍정적 피드백: 도파민을 통한 동기부여

긍정적 피드백이란, 칭찬이나 격려를 통해 팀원이 “내가 꽤 잘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때 도파민이 분비되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상감과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이는 “앞으로도 이 행동을 하고 싶다”라는 동기부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잘 쓴 팀원에게 “이 보고서는 고객 관점이 잘 드러났어. 통계 자료를 조금만 보강하면 더 설득력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하면, 상대는 이미 잘한 부분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개선점을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음번에도 이런 아이디어 기대할게”라는 미래 지향적 코멘트가 합쳐지면, 팀원은 자기 효능감을 더 크게 키우게 된다.


작은 실수 정도는 중립적인 어조로 지적하고,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도파민의 긍정적 영향이 오래갈 수 있다. 팀원은 “나는 팀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고 인식하면서 스스로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2. 부정적 피드백: 코르티솔을 통한 빠른 교정

반면, 부정적 피드백은 “이건 지금 문제가 있다, 고쳐야 한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지적하는 것이다. 잘못된 부분을 즉시 알아차리고, 굵고 짧게 수정하도록 경고한다. 예를 들어, 데이터 오류가 심각해 회사에 손해를 줄 우려가 있다면, “지금 바로 고쳐야 해. 다음부턴 이중 체크를 해주면 좋겠어”라며 강하게 주의를 주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편이 낫다.


여기서 중요한 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부정적 피드백을 받으면, 뇌가 그것을 일종의 ‘위협’으로 인식해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그 결과 단기간 집중력이 오를 수도 있으나, 이런 피드백이 자주 주어지면 장기적으로는 “나는 못하는 사람인가 봐”라는 자책과 함께 방어적 태도, 심지어는 반발심까지 생길 수 있다. 즉, 반드시 고쳐야 할 심각한 문제 거나 윤리 위반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부정적 피드백을 너무 자주 쓰는 것은 위험하다.



3. 긍정과 부정: 내용이 어떻게 다를까?

메시지 초점

긍정적 피드백: “이 부분은 잘했고, 조금만 보완하면 완벽해질 거야.”

부정적 피드백: “여기서 문제가 생겼고, 반드시 지금 고쳐야 해.”

사용 빈도

긍정적 피드백: 일상적으로 자주 써도 무방하다. 다만, 막연한 “잘했어”가 아니라 구체적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부정적 피드백: 치명적 오류나 윤리 위반처럼 꼭 필요할 때만. 너무 자주 쓰면 긴장·방어만 유발한다.

결과

긍정적 피드백: 도파민이 분비돼 팀원이 의욕을 갖고 업무 성과가 늘어난다.

부정적 피드백: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지만, 자주 반복되면 코티솔 반응이 커져 팀원이 자신감을 잃는다.



4. 부정적 피드백이 필요한 상황

아래와 같은 3가지 상황에서는 부정적 피드백이 꼭 필요하다. 필요한 순간에 부정적 피드백을 하지 못하면 팀의 문화와 분위기, 팀원들과의 관계를 해칠 수 있다.


(1) 치명적 실수나 윤리 위반

예: 안전규정 위반으로 큰 사고가 날 뻔한 경우나, 회사 재정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데이터 오류.

(2) 협업 방해, 팀 전체에 악영향

예: 일정 준수를 무시해 프로젝트 전체를 늦추거나, 상습적으로 팀원을 곤란하게 만드는 행동.

(3) 지속적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

예: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도 고쳐지지 않는 문제라면, “이대로 두면 당신과 팀 모두 손해”라는 경고가 필요하다.


작은 실수나 개선 여지가 있는 사항에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긍정·중립적 피드백을 주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전체적으로 괜찮았는데, 이 부분만 조금만 손보면 훨씬 좋아질 거 같아”라고 말하면, 상대는 먼저 ‘잘한 점’에 안심하고, 개선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소한 실수마다 부정적으로 지적하면, 사방에서 “또 뭐라고 할 건가?”라는 불안만 커진다. 그 결과 팀원은 사소한 오류조차 코르티솔 반응으로 스트레스를 느끼고,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처음 사례처럼 팀장 X가 자주 부정적 피드백을 주면, 팀원들이 결국 기가 죽고 피드백 자체를 회피하게 된다. 작은 실수까지 모조리 부정적으로 지적하면, 팀원은 점차 ‘나는 안 되나 봐’라는 생각에 빠진다. 따라서, 대다수의 일에는 긍정적 피드백을 중심으로, 작은 실수나 개선점에 대해선 중립적 제안을 하면 좋다. 그러면 뇌의 보상회로가 활성화되어 도파민이 분비되고, 팀원은 더 적극적으로 역량을 발휘하려고 한다.


부정적 피드백은 정말 시급하고 심각한 사안일 때, 짧게 써야 한다. “지금 바로 고쳐야 한다”라는 긴급성을 주고,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뇌과학적으로, 이런 경우 일시적 스트레스(코르티솔)는 불가피하지만, 자주 이어지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결국, 리더는 팀원들의 도파민과 코르티솔 분비를 이용하여 팀 전체 성과와 팀원의 성장을 만들기 위해, 언제 긍정·중립적 피드백을 주고, 언제 부정적 피드백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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