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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by 있는그대로

책제목 ; 슬픔이여 안녕

지은이 ; 프랑수아즈 사강

출판사 ; 아르테


주인공 세실은 17세 소녀로, 자유분방하고 쾌락적인 삶을 즐기는 아버지 레몽과 함께 여름휴가를 남프랑스 해변에서 보낸다. 레몽은 젊은 여성 엘사를 동반하고 있고, 세실은 대학생 시릴과 연애를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세실의 어머니 친구이자 지적이고 도덕적인 인물인 안이 방문하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레몽과 안은 결혼을 결심하고, 세실은 안의 통제된 방식에 위협을 느낀다. 자유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힌 세실은 아버지를 안과 갈라서게 하려는 계략을 꾸민다. 결국 그 계략은 성공하지만, 의도치 않게 안은 절망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세실은 죄책감과 슬픔 속에 이 일을 회상하는데 세실은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맞이하게 된다.

제목 슬픔이여 안녕을 보고 슬픔을 벗어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슬픔을 맞이들인다는 것을 프랑스 사강의 회고록에서도 말하고 있다. 사강이 18살에 발표해 도덕적으로 위태롭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독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비평가상을 받는다. 슬픔을 모르던 10대소녀의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며 자유로운 삶을 당연히 여기고 있다가 아버지의 안과의 결혼 발표 후 불안해한다. 안의 단정한 태도 높은 지적수준 통제하려는 태도에 반발하며 자유를 뺏기고 있다는 불편함을 느낀다. 결국 엘자와 시릴을 끌어들여 아버지의 질투를 이용하려는 계획으로 주도권을 갖게 된다. 계획이 현실이 되자

당황스러워하고 자기가 공격한 대상이 하나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개체p174 였음을 느끼게 된다. 안이 죽고 한 달여 후 레몽과 세실은 다시 옛날 생활로 돌아가 서로의 연애담을 늘어놓는다. 다만 새벽녘 추억이 떠오르면 어둠속에서 나직하게 아주 오랫동안 그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 p186


그녀가 우리 사람에 끼어들 거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 그럴 때면 안은 내 눈에 노련함과 냉혹함의 화신처럼 보였다. 안은 냉정하고 우리는 따뜻해. 안은 권위적이지만 우리는 독립적이야. 안은 무심하고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에게 매혹되지. 안은 냉소적이고 우리는 유쾌해. 이 세상에 내겐 아버지뿐인데 안은 특유의 차분함으로 무장하고 우리 사이엑 끼어들겠지. 그녀는 점차 우리에게서 태평하고도 좋은 결기를 취해 자신의 몸을 덥힐 거야. 그녀는 아름다운 뱀처럼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갈 거야. p 87

나는 우리의 미래에 안의 자리를 만들어놓을 수가 없었다. 애써봐도 그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다. .....조화와 침묵과 질서가 자리 잡는 것을 나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p159

나는 아버지가 가슴속에 욕망에 쫓겨 실수를 저지르기를 바랐다. 안이 우리의 지난 삶을 경멸하는 것을 아버지와 내게는 행복했던 그 삶을 그토록 간단하게 경멸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를 모욕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인정하게 하고 싶었다. 안은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그녀의 개인적인 가치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일시적인 육체적 욕망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녀가 어떻든 자신이 옳기를 바란다면, 우리를 잘못된 사람들의 자리에 그대로 두어야 했다.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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