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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Oct 28. 2024

사랑은 자기 채움으로부터

책 <나는 왜 사랑할수록 불안해질까?>를 읽고


나는 불안형 애착인 것 같다. 추측의 형태로 쓴 것은 확실하지 않은 것 같아서이다. 나는 내가 안정 애착인 것만 같았는데 이상하게 회피형에게 끌리는 것으로 보아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책에서 나온 체크리스트에도 많이 해당되는 거 보니 그런 것 같다.     

불안형 애착은 자신이 반복해서 버려질 거라고 걱정하게 하는 오래된 상처 탓에 뿌리 깊은 ‘내적 불안정성’이 형성되면서 생겨납니다. 이런 감정은 역설적으로 상대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인 행동을 낳기도 하죠. p.22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임을 증명해 줄 관계를 찾아 하염없이 헤매지만, 두려움과 불안 탓에 계속 확인받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결국 스스로 가장 두려워하던 대로 버려지는 결말을 맞고 말죠. p.36     


불안형 애착은 상대를 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기도 하고, 문자 메시지에 답장이 바로 오지 않으면 불안감이 들고, 상대의 잘못에 점수를 매긴다고 한다. 나는 질투 나게 하려고 바람피울 생각을 하거나 실제로 그런 적도 없고 휴대전화를 몰래 확인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하는 건 감히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100% 해당하는 건 아니어서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짝사랑 기준)   


어쩌면 당신은 심지어 사랑받으려면 계속 줘야만 한다고, 사랑이란 어떤 대가를 치르고 얻는 것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p.17     


불안형이 사랑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채움이 중요하다고 한다. 늘 불안하고 타인의 과도한 눈치를 보며 예민한 상태여서 자기 욕구를 채울 여력이 없다고 한다. 자기희생을 통해 상대의 관심과 사랑을 얻으려 하며 이를 통해 쉽게 소진되기도 한다. 되돌아보니 나 또한 거의 모든 인간관계에서 그랬던 것 같다. 늘 불안하고 긴장하고 초조하고...     


7시간 동안 이 책을 내리 다 읽고 나니 중요한 건, 나란 존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도한 불안과 완벽주의로 지친 나를, 실수해도 괜찮고 조건 없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내면화할 필요가 있다. 뒤틀린 인간관계로 인해 오해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런 아수라장 같은 관계 속에서도 누군가는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을 보내올 것이라는 믿음, 그러한 믿음과 신뢰, 사랑이 나를 건강한 관계로 이끌 것이다.


설사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이더라도 그 또한 인생을 돌이켜보면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함께하기엔 불행한 일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인연이란 자기 채움으로 나를 사랑하고 주변에 관심을 갖고 여유를 가질 때 자연스럽게 찾아온다고 한다.


내 안에 내면아이가 불안과 슬픔으로 아우성을 치고 내면 파수꾼이 따끔하게 훈계를 하더라도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지지해 주는 내면 양육자를 계속해서 키워나가서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해야겠다. 나를 불안하게 하고 상처 주는 관계 때문에 고통받기보다 약점 많은 나도 이해해 주고 아껴주고 자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는 사람은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만난다고 생각한다. 내 안에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없다. 누군가의 약점이 도드라져 보이면 사실은 그 스스로의 결점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 사랑은 자기와 닮은 사람을 알아본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된다. 그렇게 인연이 찾아왔을 때 붙잡으면 우리는 행복한 인생을 일구어나갈 수 있다. 그 시간까지 끊임없이 나의 약한 부분, 결점들을 채우고 내면과 외면, 모두 아름다운 인생으로 만들어나가자.     


가끔은 혼자 지내며 자기 내면과 다른 인간관계를 잘 가꾸고 새로운 활력을 얻어 두 사람의 관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만큼 상대방을 믿음직스럽게 여길 때 비로소 이런 성장이 가능해집니다.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여기는, 사랑 중독 증상이자 공의존의 원인이 되는 관점보다 훨씬 바람직한 대안이죠. 자기 채움을 더한 이런 방식의 낭만적 사랑이 우리 사회에서 널리 칭송받게 된다면 정말 좋지 않을까요? 58p     
자아감이 뚜렷해질수록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 없이 사랑하는 관계에 자신을 완전히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순이죠.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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