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삶을 지루하지 않게 사는 법
아침에 눈을 뜨니 창가에서 비가 토독토독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오늘은 왠지 운치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만 같군!이란 생각이 들었다. 올해 들어 어제 처음 발견한 환하게 핀 나팔꽃을 다시 볼 생각에 궁금해졌다. 그동안 도시에 쭉 살아서 그런지(잠시 산골에 3년 정도 살기는 했다.) 정말 나팔꽃을 다시 본 것이 몇십 년은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순간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 저녁에 진다고 했던 것 같은 데란 생각에까지 미쳤다. 그리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 확인하니 정말로 나팔꽃이 꽃봉오리를 오므린 채 픽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다시 확인해 보니 꽃잎이 활짝 피어있었던 것이다!
나는 라푼젤의 어머니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 나선 마법의 황금꽃을 발견한 것 마냥 기분이 들떴다. 비록 울타리에 십여 송이의 꽃이 핀 게 전부지만 수십 가지의 꽃을 가꿨던 타샤튜더의 정원을 떠올리게 됐다. 그리고는 정말 자연 속에서 평생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파브르 곤충기를 썼던 파브르처럼, 또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는 밀리언셀러 소설을 쓴 작가이자 생태학자 델리아 오언스처럼 사는 것도 꽤 멋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삶은 참 다채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퇴근하고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책을 읽는 일상도 꽤 즐겁지만, 사람들과의 수다 모임도 즐겁지만,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시골의 한적한 곳에서 자연이 주는 아늑함을 누리는 것도 꽤 만족스러운 하루가 되는 것 같다. 그림책 <작은 집 이야기> 속 작은 집의 속삭임처럼 도시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똑같지만, 시골에서의 하루는 날마다 다르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강가에서 바라보는 수면 위의 반짝임, 살며시 불어오는 산들바람, 꽃잎 사이를 날아다니는 가녀린 나비의 모습까지…. 시골의 풍경은 매일이 축제이고 매일이 기념일이다.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이동을 한다. 직장이 있고 문화센터가 있고 백화점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거의 매 주말마다 서울에 나간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피아노 레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 위에 발을 딛고 하늘의 별을 꿈꾸듯 언젠가는 완벽한 자연 속 인생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아늑하면서도 평온한 곳, 내일은 또 어떤 날이 펼쳐질까 기대가 된다. 지루할 틈 없는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