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문밖에서

by 루비


현수는 현아의 동생이다. 둘은 연년생이지만 현아가 빠른 생일이어서 2학년 차이가 난다.

현아는 현수가 너무 사랑스럽고 좋았다. 투닥거리고 다툴 때도 있지만, 피아노도 잘 치고 그림도 잘 그리는 남동생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두 남매는 부모님이 일 나가시고 늦게 올 때면, 무릎을 꿇어가며 걸레질을 하고 설거지를 하고 집 청소를 해놓곤 했다. 집에 돌아오신 부모님이 칭찬해 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점차 성장해 가면서 세상이 참 거칠다고 느꼈다. 학교는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친구들이 많았고, 현아도 현수도 그곳에서 자주 발길질을 당하곤 했다. 그러면서 현아는 현수에게 의지하고 싶었지만 현수는 버거워했다. 그리고 가끔 현수는 이게 다 현아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에 사로 잡혔다. 그렇게 둘은 점점 다투는 날이 늘어갔다.


그렇게 둘은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취업해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현아와 달리 현수는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며 취업을 준비하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현아가 취업 전에 한동안 힘들었던 것처럼 현수도 똑같은 시기를 보냈다. 그때 현아는 취업 전의 간절한 마음과 달리 막상 직장생활도 녹록지 않아서 현수를 돌발 기력이 없었다. 그렇게 현아가 모르는 사이 현수는 무너져가고 있었다.


현아는 그것도 모른 채 백수인 현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몰래 일기장에 현수에 대한 불만을 써놓곤 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 서글픈 마음을 달래곤 했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우연히 누나 방에 들어온 현수가 일기장을 몰래 다 읽어본 것이다. 현수는 일기장을 본 순간 몸이 파르르 떨렸다. 누나는 강한 사람인 줄만 알았다. 현수는 자신이 현아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하고 눈물을 훔치며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정처 없이 헤매다가 그만 달려오는 트럭에 치이고 말았다.


현수는 바로 중환자실로 실려갔다. 현아는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난 사고에 놀라 바로 뛰어갔다. 중환자실 밖에는 이미 부모님이 와계셨다. 현아는 그렇게 밉기만 한 동생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깨닫기 시작했다. 살아만 남는다면, 평생 현수가 원하는 꿈을 이루도록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이틀밤을 꼬박 새웠다. 스르르 눈이 감겨 잠든 지 1시간, 의사 선생님 와서 깨웠다. “현수 씨가 의식을 회복했어요. 안정이 필요해서 바로 들어가진 못해요.” 현아와 부모님은 조심스럽게 유리창 밖으로 현수를 지켜봤다. 현아는 그날, 자신은 이제 온 존재를 바쳐 동생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건, 오직 동생뿐이라고. 사랑하는 남편이 생기고 자식이 생겨도 동생에 대해 오늘 가진 마음은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간절히 맹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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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gfa15i5Kmc4?si=B-x2kYLkBaa3EY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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