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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 Apr 21. 2022

내 상처가 아름다운 별자리가 될 때까지

나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는 바로 ‘나’라고 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거죠.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 문장인데요. 자기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증오한다고 하네요. 제 경험에 비추어봐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가 힘에 부치고 끝없는 좌절 속에 처했을 때, 그런 내가 싫고 미워서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참 못난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시기에 저는 자존감과 관련된 책을 참 많이 읽었어요. <자존감 수업>, <미움받을 용기 1,2>, <마음 스파>,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그림책 <너는 특별하단다> 등. 사실 따로 인상 깊은 구절이나 느낀 점을 기록해놓지 않으면 지나고 나면 책 내용은 머릿속에서 사라져요. 그런데 저는 어느 순간 느꼈던 것 같아요. 비록 책 내용 자체는 머릿속에서 휘발되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삶의 태도, 가치관, 인생 관점 등이 내 안에 나도 모르게 스며들었다는 것을요.


 저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주변에 참 많은 것 같아요. 언젠가 김찬호 교수님의 <모멸감>이란 책을 읽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네덜란드에 비해 악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하네요. 저도 포털 사이트나 자주 가는 커뮤니티, SNS의 뉴스 댓글을 보면 그런 분위기를 많이 느껴요. 사람들의 여유가 많이 부족해진 것 같아요. 그건 어쩌면 지금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것도 한몫하겠죠.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저부터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저도 감정적으로 자주 흔들리고 취약하거든요. 오늘 ‘학교 자치’에 관한 연수를 듣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쓰신 신

영복 전 교수님의 <담론>의 한 구절을 읽고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죠.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평화시장 봉제공장 노동자들은 이천 명이서 공용화장실 3개를 써야 했기에 끊임없이 싸웠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상황이 열악했던 것이죠. 그 이야기로부터 지금의 많은 갈등과 혐오를 생각해보게 됐어요. 어쩌면 시스템 하나만 바꿔도 참 많은 것이 바뀔 텐데 그 시스템을 바꾼다는 게 참 쉽지가 않죠.


 그래서 사람들은 더 나은 환경을 위해 파업을 하기도 하고 투쟁을 하기도 하고 뉴스제보 등을 통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거겠죠. 그런 강경한 태도 못지않게 나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 또한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 혐오, 약자 혐오, 동물 학대 그밖에 난폭한 범죄 등으로 이어지기 쉬우니깐요.


 물론 제도는 엉망인데 자신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만 강요할 순 없어요. 그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죠. 누군가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말했지만, 저는 또한 버티는 것의 연속이다라고도 말하고 싶네요. 삶은 마냥 기쁠 수도 즐거울 수도 항상 행복할 수만도 없어요. 길고 지루하고 지난한 삶의 연속체죠. 그런데 결국 버티니깐 저는 저를 미워하던 사람들과도 멀어질 수 있었고, 직장에서도 제가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었고, 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더 많은 성취도 이뤘고요. 어쩌면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


 여러 책에서 정말 자주 인용되는 니부어의 기도문이 있어요.      


 ‘주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와 그 둘을 구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정말 너무나 지혜로운 삶의 태도가 아닌가 싶네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그것이 무분별한 객기가 되어서는 안 되겠죠.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니 가면 속으로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삶을 살아간다는 건 많은 상처를 쌓아 올리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요. 시스템과의 불화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갑니다. 그러니 방탄소년단의 <love myself>란 노래의 한 구절처럼 내 흉터까지 다 감싸 안으며 사랑하며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요!




내 상처가 밤하늘에 빛나는 별자리가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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