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선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비 Nov 07. 2022

문학에 대한 열망

흘러가는 단상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내가 교육이 아니라 문학을 전공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물론 대학원에서 아동문학교육 석사전공 중이지만... 학부시절부터 순수하게 문학만을 전공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 나는 음악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지만, 소설을 참 좋아하니깐. 그런 면에서 수많은 세계 고전문학을 탐독해온 정여울 작가는 나의 롤모델이다.


 나는 대학시절이 너무나 힘들었다. 문학을 좋아했지만 음악교육과를 가면 졸업연주회를 한다는 유혹에 끌려 선택한 전공. 1년 넘게 한 곡만을 연습해서 무사히 졸업연주회를 마쳤고 여전히 연주를 좋아하지만 나에겐 재능이 없음을 절감한다. 얼마 전에 읽기 시작한 <모든 것이 되는 법>에서는 한 우물만 파지 못하고 여러 분야에 파이프를 꼽는 사람의 융합적 재능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면에서는 내가 직업을 잘 선택한 것도 같지만, 굳이 하나를 깊게 파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않고 ‘문학’을 선택할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제대로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많이 미천함을 절감한다. 그런데도 내가 ‘문학’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것은, 작가들의 인생이 나의 삶과 많이 닮아있어서인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도 감정 이입하며 삶의 본질을 깨달아가지만, 작가들의 위대한 여정에서 깨닫는 것도 참 많은 것 같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결국 작가들의 분신이기에...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을 통해 그 시절 결혼과 연애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지적인 통찰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설의 행복한 결말과 다르게 그 자신은 평생 독신이었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인생의 상처와 성장통을, <수레바퀴 아래서>를 통해 교육제도로 인한 고통과 비판적 성찰을 추구했음이 느껴진다. 국외로 추방당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통해서는 그가 얼마나 순수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고통스러워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소설의 주인공 요조처럼 여러 번 자살시도를 한 후, 다섯 번째 자살시도로 생을 마감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한 작가의 맑은 영혼이 느껴진다. 소설 속 장미와 어린 왕자의 관계는 생텍쥐페리와 그의 아내, 콘수엘라를 대변한다.


 이렇게 소설과 작가의 상관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인생에 대해 성찰할  있게 된다. 작가가 자신의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보여준 소설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인생에서 범하는 실수를 줄여준다. 때론 소설을 통해 시련과 고통을 간접 체험함으로써 인생의 지혜를 깨닫고, 단단한 내면을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어떤 식으로든 작가와 그들의 작품은 독자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작가는 펜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종이 위에 쓰인 활자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힘을 발휘한다. 나도 그런 능력을 계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을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여 결국 행동하게 만드는 글을 쓰기를...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도록 해야겠다.


 아직 많이 부족한 나는 하루하루 책과 글로 내 마음의 양식을 쌓아간다. 이러한 것들이 모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위대한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내 주변에 조금씩 스며들어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진다면 그것만으로 족하지 않을까? 그리고 언젠간 나의 재능과 세상의 필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나의 꿈을 실현시켜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계절은 안녕하신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