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는 3학년이라 두근두근 설렘 반 기대 반이었다.
남학생이 4명, 여학생이 6명으로 성비 비율도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학생들 첫인상은 좋았다. 내가 내주는 활동을 차분하게 잘 따라왔고,
심하게 반항하거나, 너무 시끄럽거나, 말썽을 피우는 학생은 없었다.
다만,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놀 수 있게 해 주었는데, 남학생들이 미끄럼틀에서 계속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고 여학생들의 항의가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전혀 문제가 없는 반은 없다. 역시 우리 반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민이 되었다. 이걸 어찌해야 하나. 바로 남학생을 불러서 혼내면 여학생들은 고자질쟁이가 되어서 사이가 나빠질 수가 있다.
그래서, 6교시에 들어왔을 때, 아주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우리 반 4교시에 각자가 생각하는 규칙을 써냈지? 그 규칙 중에는 심하게 놀지 않기도 있었어. 그런데 선생님은 누군가가 심하게 장난을 쳐서 친구에게 피해를 줬다고 들었어. 누군지는 말하지 않을게. 혼내려고 하거나 서로 사이가 나빠지는 건 원치 않아. 솔직하게 양심껏 이야기하면, 모래시계 시간을 줄여줄 수 있어."
라고 이야기하고 조용히 손을 들라고 하니, 남학생들이 차례차례 손을 들고 일어섰다.
우리 반은 잘못한 일이 있으면 5분짜리 모래시계를 뒤집어 5분 동안 타임아웃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스스로 고백했기 때문에 2.5분으로 줄여준다고 하였다.
결국 여학생들은 먼저 방과 후 수업을 들으러 가고 남학생들만 남아서 2분 30초 동안 타임아웃을 하고 반성의 기미가 보이자 방과 후 수업 미술을 하러 보내주었다.
선생님 소개시간에 버킷리트스를 보여주며 너희들의 꿈은 무엇이니라고 물으니,
요리사, 디자이너, 프로게이머, 제빵사, 유튜버, 미술 선생님 등 다양한 대답을 내놓은 아이들,
다채로운 꿈을 가진 밝고 명랑한 학생들이라 더 예쁘고 반가웠다.
다만, 남학생도 그렇고 여학생도 그렇고 한 명씩 좀 잘 못 어울리는 아이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발표 목소리도 너무 작고...
그래도 어린이들과 함께하면, 나도 같이 어려지고 맑고 순수한 기운이 전해져서 기분이 너무 좋다!!^^
오늘은 주0 덕분에 폼폼푸린이라는 산리오 캐릭터도 알게 되었다. 검색해 보니 리트리버 캐릭터라고 한다. 내가 학생시절, 곰돌이 푸나 스누피를 좋아했듯이, 요즘 아이들은 또 다양한 새로운 캐릭터를 좋아하나보다.
참고로 폼폼푸린이 좋아하는 말은 외출이고, 싫어하는 말은 집보기라는데 딱 우리 집 강아지여서 귀엽고 웃음이 났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우리 반 아이들과 올 한 해 찐하게 사랑해야지~♡(짝사랑이 되면 안 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