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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남 Aug 29. 2020

4시간 뒤면 결혼식... 긴장돼서 미치겠습니다.

밤 11시 5분.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

'와... 내일이면 드디어 1년 2개월 동안의 고생이 끝나는구나! 마치 숙제와도 같은 이 결혼식에서 해방이다!'


머릿속으로 내일 결혼식을 어떻게 치를 것인지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음... 아침에 일어나서 글 한 편 바로 쓰고, 옷 챙기고, 식장에 가서 유튜브 라이브 기능 좀 점검하고, 축가 리허설하고...'


오프라인 45명 하객들과 유튜브 온라인 200~300명 하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생각을 하니 갑자기 긴장이 된다. 심지어 나는 노래를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3곡이나 부른다. (과도한 욕심이 부른 참사... ㅎㅎ) 긴장될 때, 막 이가 시리고 간지러운 느낌 있지 않은가? 심장이 계속 쿵쿵대면서, 이 쪽이 간질간질하다. 

'예전 군대 조교 생활 시절에 1000명이 넘는 훈련병들 앞에서 유격시범을 보일 때도 이 정도로 떨리지 않았는데... 하...'


밤 11시 50분. 벌써 45분째 잠을 못 자고 뒤척이고 있다. 혹시 아내는 자고 있나 살펴보니, 나와 비슷한 상황이다. ㅋㅋ

"야, 왜 이렇게 긴장되냐? ㅋㅋ"


"어, 진짜 긴장된다. 뮤지컬 공연할 때보다 긴장되는 것 같아."


"근데 웃긴 게, 나는 결혼식 자체보다 노래 부르는 것 때문에 더 긴장된다. ㅋㅋㅋ"


"헐~ 나도 그런데... 결혼식 자체는 괜찮은데, 혹시 노래 부르다가 가사 틀릴까 봐..."


더군다나 내일 방송사에서 우리의 결혼식을 취재하러 온다는 사실이 너무 부담이었다.(오후에 갑자기 브런치를 통해서 유튜브 결혼식 취재를 하고 싶다고 방송작가님이 연락을 주심... 이 일화는 추후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45명의 오프라인 하객들, 불특정 다수의 온라인 하객들, 게다가 방송사 취재까지... 부담 백배!!!


긴장감에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쳐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쿵쾅 대는 심장, 미세하게 떨리는 몸, 계속 간지러운 이, 자야 되는데 아직도 멀쩡한 정신, 나도 모르게 내일 결혼식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리는 나...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명상을 틀었다.


지금 긴장이 되는 것은 여러분이 곧 치를 일에서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여러분의 몸이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좋은 스트레스입니다. 무조건 밀어내려 하지만 마시고, 인정하세요. 여러분의 몸을 믿어보세요.  


'그래! 나의 몸을 믿어보는 거야!'


는 개뿔... ㅋㅋㅋㅋㅋ


결국 잠을 설치고 말았다. 하하하




다행히 아직도 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뿜뿜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정신이 더 맑다. 글을 쓴 지 15분 만에 거의 글을 다 써 가는 걸 보면, 이런 긴장감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ㅎㅎ


오늘 무사히 결혼식이 끝나길 바라며, 이만 결혼식장에 갈 준비를 해야겠다!

교실남, 아자아자, 화이팅!!!


P.S. 그동안 응원해주시고 축하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무사히 결혼식 잘 치르고 오겠습니다~^^



#결혼4시간전 #결혼전날 #유튜브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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