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남 Sep 08. 2020

자기계발을 하면 용돈을 받는 신혼부부

우리는 같이 산 지 6개월(코로나로 인한 결혼식 연기로), 결혼식을 올린 지 일주일 된 새내기 신혼부부이다. 우리 부부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하려면 부부 각자의 꿈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가장 완벽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의 꿈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며칠 전 서로의 꿈을 다시 점검해보았다.

아내의 꿈(위), 나의 꿈(아래)

https://brunch.co.kr/@lk4471/231


하지만 맨날 이렇게 말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건 '허공 속에 외침'에 불과하게 된다. 사실 예전에도 우린 서로의 꿈에 대해 자주 얘기를 했지만, 큰 꿈에 비해서 실천력은 턱 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우린 부족한 실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환경설정과 규칙들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는 직장 생활을 제외하고는 거의 같이 붙어있는 편이다. 술도 잘 마시지 않고, 친구들과 저녁 약속도 웬만하면 잘 잡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을 활용하여, 우리 부부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환경설정이 될 수 있게끔 하루 루틴을 짜보았다.


꿈을 이루기 위한 하루 루틴 환경설정


아침 5시 50분 기상


나는 매일 아침 5시 50분에 일어나서 글을 쓴 지, 약 2개월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아내는 항상 7시 10분이 넘어서야 일어났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12시 정도로 동일했다. 좀 더 효율적인 수면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우리 부부의 수면 패턴을 통일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내의 경우는 내가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면 살짝 깬, 반수면 상태로 잠을 잤다. 그러면 수면 효율이 좋을 수가 없다.


아내를 설득해서 같은 시각에 잠에 들고, 같은 시각에 일어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매 번 하던 대로 글쓰기, 아내는 운동을 하기로 했다. (나의 의견에 동의해주고, 남편을 배려해 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자기계발시간(19:00~21:00)


직장에서 퇴근을 하고 오면 평균적으로 오후 5시 20분 정도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하면 저녁 7시 정도가 된다. 우린 월, 목 작곡학원을 가는 시간 빼고는, 항상 소파에 축 늘어져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곤 했다. 특히 아내의 경우, 그동안 넷플릭스와 유튜브에 빠져 매번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황금시간을 낭비했다.


아내와 의논 결과, 이 시간대를 우리 자신의 성장을 위한 시간으로 쓰는 것이 좋겠다는 결과를 내렸다. 서로가 서로에게 환경설정이 되어준다면, 조금만 참고 습관으로 정착시킨다면 충분히 지속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곡학원을 가는 월, 목은 빼고, 나머지 요일에는 노래 연습, 운동, 수업 준비, 독서, 영상 편집 공부 등 부족한 공부량을 채우기로 했다.



산책시간(21:00~22:00)


2시간 동안 빡세게 자기계발을 하면 릴렉스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미 몇 달 전부터 우리는 부부간의 소통, 운동 등을 이유로 이 시간에 산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미 습관으로 정착이 되었기 때문에, 이 규칙을 만드는 데는 서로 이견이 없었다.

https://brunch.co.kr/@lk4471/187



독서시간(22:00~23:00)

   

우리 둘 다 독서량이 턱 없이 부족하다. 나도 매 번 글을 쓰면서 '독서! 독서!'를 외쳤지만, 매번 나 자신에게 패배하여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그냥 막연하게 '독서하자!'가 아닌, 정확한 시간대에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밤 10시부터 11시까지는 무조건 독서를 하기로 했다. 현재 4일 정도 시행해 본 결과, 구체적인 시간 없이 막연하게 독서하는 것보다 확실히 독서 효율이 좋다. 서로가 서로의 독서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한다.



잠은 밤 11시 20분 이전에는 꼭 자기


난 수면을 굉장히 중요시한다. 양질의 잠을 자지 않으면, 수면 부채는 바로 부메랑처럼 돌아와서 우리의 건강과 생활을 위협한다. 예전에 측정을 해본 결과, 우리 부부의 적정 수면 시간은 6시간 30분 정도였다. 밤 11시 20분에 잠자리에 들어서, 새벽 5시 50분에 일어나면 정확히 6시간 30분을 자는 것이 된다.



자기 전에 명상하기


자기 전에 바디스캔 같은 명상을 하면, 몸도 이완시킬 수 있고 생각도 말끔하게 정리가 된다. 명상을 통해 우린 좀 더 수면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때문에 우리 부부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꼭 명상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 외 규칙들


이 모든 과정들을 수행하는 동안에는 전자기기(휴대폰, 태블릿pc)를 우리의 시야에서 치우기로 했다. 이런 전자기기들은 우리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주의집중력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 규칙들을 어길 때마다, 벌금 만원을 내기로 했다. 그 만원은 자신의 용돈에서 차감하기로 했다. 근데 열심히 할 일을 하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내 용돈을 잃으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용돈을 벌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보았다.


자기계발수당

일명 자기계발수당!


사진과 같이 자기계발을 하면서 목표달성을 했을 경우, 용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규칙을 만들었다. 하나하나 왜 이런 규칙들을 만들었는지 설명하겠다.



데일리 리포트 평점 4.0 이상 → 2만원

데일리 리포트는 자신이 하루 동안 한 일을 쓰고 한 시간마다 그에 대한 점수를 1~5점으로 매긴 기록을 말한다. 내가 그 시간 동안 집중도가 굉장히 낮았으면 1점, 보통이었으면 3점, 굉장히 집중력이 좋았다 하면 5점을 매기면 된다.(난 소수점 단위까지 매긴다. ㅋㅋ) 다 합쳐서 하루 평점이 4.0 이상이 되면, 우린 2만원을 받을 수 있다.(평점 4점 이상 받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https://brunch.co.kr/@lk4471/33(데일리 리포트 쓰는 방법)


책 한 권 읽고 서평 쓰기 → 3만 5천원

그냥 책을 읽는 것(=input)은 수당에 포함이 안된다. 무조건 서평까지 써야만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이 되려면, 인풋뿐만이 아니라 아웃풋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식 일주일 안 먹기 → 각자 2만원

 보통 일주일에 야식을 3번 정도 먹는다고 치면 그에 대한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물론 그로 인해 건강도 나빠진다. 비용 측면에서 보면 야식에 돈을 쓰는 것보다 야식을 안 먹고 2만원을 받는 게 차라리 낫다. 그리고 야식을 안 먹으면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리 부부 채널에 유튜브 영상 올리기 → 3만원

유튜브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상편집 작업이 상당히 짜증 난다. 단순 노가다의 연속이다.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3만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되었기에 3만원으로 산정했다.


체지방율 0.5% 감량 → 2만원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위해서, 이러한 규칙을 만들었다.


숙제 외 개인 작곡 1곡 → 3만원

작곡학원에서 내주는 숙제 말고는 작곡공부를 딱히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이러한 규칙을 만들었다. 1곡을 만드는 데 상당히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들어가기에 3만원으로 산정했다.




우리는 우리의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꿈을 직접 써 보고 점검했다. 그리고 그 꿈을 실제로 이루기 위해, 집 안에서의 환경설정과 규칙들을 만들었다.


분명 이 규칙들을 시행하면서 많은 갈등들이 생길 것이다. 사실 벌써 갈등이 한 번 일어났다. 어제 아침에 일어난 일이다.


나: "야~~~~ 일어나~~~ 우리 약속했잖아. 너 용돈에서 만원 뺀다?"


아내: "만원 뺄 거면, 나 건드리지 마라."


순간 살기를 느껴서, 아내를 깨우지 못했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 아내의 용돈에서 만원을 차감했고, 아내는 곧 후회를 하게 되었다.


"아... 제때 일어날걸... 아까 화내서 미안해..."


때로는 우리의 상황과 맥락에 맞지 않는 규칙으로 인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럴 때는 유연하게 규칙을 수정하면 된다. 예를 들면, 어제 산책을 하면서 나온 아내의 '좀 빡빡하다.'라는 의견을 반영해, 토요일의 경우에는 하루 종일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렇게 좀 아니다 싶으면 그때마다 부부간의 대화를 통해, 문제가 생긴 부분을 수정하면 된다.


어차피 살아가다 보면 안 지켜질 것이 뻔한데 쓸데없이 그런 규칙을 왜 만드냐고 하는 분들이 꽤 있다.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어차피 안 될 거라고 포기하는 부부의 관계와 잘 안 되더라도 끊임없이 소통하며 조율해나가는 부부의 관계가 같다고 볼 수 있을까요?"


수십 번을 실패하더라도, 난 후자를 택할 것이다.



#부부관계 #부부약속 #부부규칙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야, 자기의 꿈은 뭐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