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리포트를 쓰는 목적은 '내 삶의 변화'이다. 우리는 데일리 리포트를 통해, 하루 24시간의 한정된 시간을 자신의 꿈과 목표 혹은 가치관에 맞게 사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무의식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허비하는 시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이를 반성하고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씩 조금씩 안 좋은 습관들을 바꾸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삶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근데 가끔씩 우리 반 학생들을 보면, 본래의 목적은 잊어버리고 '숙제를 위한 숙제'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친구들은 숙제를 제출했다는 것, 데일리 리포트를 작성했다는 것 자체에만 만족을 한다. 한 일들이 구체적으로 쓰여 있지도 않고, 반성도 제대로 안 한 경우가 많다. 설사 반성을 했더라도 행동 수정이 전혀 없다.
나는 이 친구들에게 차라리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시간낭비니깐 차라리 하지 말라!'라고 얘기한다. '숙제를 위한 숙제'를 하면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데일리 리포트 쓰기는 그저 손 노동에 불과한 것이 돼버린다. 일기 쓰기나 다른 숙제들도 마찬가지다.
선생님한테 벌을 안 받기 위해서, 야단을 안 듣기 위해서, 어른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 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해오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친구들에게 내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을 위해서 쓰지 말고, 너 자신을 위해서 써라!
한 달 전쯤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정말 데일리 리포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으면, 안 써도 좋다고 했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검사도 꼭 피드백이 필요한 학생만 받으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100%의 아이들이 피드백을 원했다. 데일리 리포트가 본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한다.
2. 정직하라.
데일리 리포트를 쓸 때, 우리는 한 일을 적고 옆에 몰입 정도를 쓴다. 몰입 정도는 1~5점 사이를 준다. 근데 가끔가다 보면, 하루에 몰입 평균 점수가 기본적으로 4점을 넘어가는 학생들이 보인다. 분명 방금 수업시간에 제대로 집중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 학생들은 본인들에게 5점이라는 관대한 점수를 준다. 본인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수학 단원평가 채점을 스스로에게 맡겼더니, 틀린 문제를 몰래 동그라미를 치는 행위와 같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지금 당장에는 본인에게 만족감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직하게 본인이 한 일에 대한 몰입도를 평가하자!
3. 최대한 구체적으로 써라(수치화 추천)
한 일을 구체적으로 쓰지 못한 경우(점수도 너무 관대함)
제시된 사진의 한 일을 쓴 부분들을 보면 너무 모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밖에서 7시간을 보내었는데, 무얼 하면서 어떻게 놀았는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다. 저녁밥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분명 밥은 길어봤자 30분 정도면 다 먹었을 텐데, 데일리 리포트에서는 1시간으로 기록이 되어있다. 밥은 어떤 밥을 먹었고, 편식을 하지 않고 맛있게 먹었는지, 밥을 먹고 남은 시간은 어떻게 썼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쓸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쓰게 되면 이점이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 자투리 시간을 찾을 수 있다. 퍼즐의 큼지막한 조각 옆에는 반드시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 자투리 시간을 찾아, 내 하루를 좀 더 생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둘째,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내가 한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수치화해서 나타낸다면, 예전의 기록들과 객관적으로 비교가 가능하다. 수학 문제가 비슷한 레벨이고 똑같은 시간을 풀었다고 가정했을 때, 어제는 문제집 10p를 풀었는데, 오늘은 집중해서 15p를 풀었다면 오늘 일의 몰입도가 어제보다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반성을 했으면, 고쳐라.
데일리 리포트의 목적은 '반성과 행동수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데 반성만 하고 고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우리 반에 A학생은 데일리 리포트 작성도 깔끔하고 몰입도도 정직하게 잘 평가하고 있고 반성도 잘하고 있다. 하지만 반성한 부분을 고치지 않는다. 매일 저녁에 스마트폰 게임을 2시간 이상을 하는데, 반성에는 '정말 후회된다. 내일은 스마트폰 게임을 줄이겠다.'라고 써 놓고, 다음날 행동을 보면 또 변화가 없다. 이 친구가 만약 이런 인지 부조화적인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한다면, 자기효능감이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나는 뭘 해도 안돼!'라는 생각은 행동수정의 부재에서 나온다.
오늘은 데일리 리포트를 쓰는 목적과 4가지 주의할 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 편에는 스티븐 코비 박사님의 '시간 관리 매트릭스'를 통해, 일의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그럼 이만.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