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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소장 Aug 13. 2020

밀레니얼을 위협하는 공황 장애에 대하여

최근 2030세대를 상담하다 보면 공황 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연예인들만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갑자기 찾아온 공황 장애 증상에 많이들 놀라곤 하죠. 끝없는 경쟁 속에서 자라온 밀레니얼 세대 친구들은 불안감과 압박에 시달리기 더욱 쉽답니다.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며 열심히 살아온 사람일수록 더욱 조심해야 하는 공황장애에 대해서 함께 알아봅시다. 



공황장애는 내안의 무의식이 보내는 경고입니다.    


A양(30세)은 지난주부터 출근을 못하고 있다. 두달전에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더니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와서 결국 중간에서 내렸다. 그후 정도는 약했지만 두세번 정도 더 발작이 왔다. 그날 이후 A양은 숨이 막힐 것 같은 일이 또 일어나면 어떻하지 하는 불안이 높아지면서 대외적 활동을 대폭 줄였다. 급기야 지난주엔 결국 정신과를 찾게 되었다. A양은 너무 속이 상했다. 그동안 쉬지않고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이런 일이 왜 생기는건지 알 수 없다며 상담실을 찾았다.      


공황장애는 어느 날 갑자기 예고없이 찾아온다. 공황장애는 뇌의 신경물질의 이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심리적으로 보면 오랜 시간동안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뇌의 신경물질이 반응한 것이다. 최근에 직장인 여성들에게서 공황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약한 증상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체한 것 같고,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땀이 나는 것으로 나타나고, 심한 경우엔 갇힌 공간에선 숨을 쉴 수가 없고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공포가 있다. 증상이 없을 때는 발작이 재발할 것에 대해 과도한 걱정과 공황 발작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장소(사람 많은 곳, 좁은 장소, 터널 등)나 교통수단(지하철, 비행기 등)을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무의식이 경고를 주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처음엔 약했던 발작증상도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상담에서 자주 접하는 2~30대 여성들은 어린 시절부터 누가 제일 잘하나? 누가 제일 예쁜가? 와 같은 순위 경쟁과 비교 속에서 성장한 세대들이다. 또한 성적, 학교, 취업 등 인생의 전과정을 스펙을 쌓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과도한 스케줄, 성공에 대한 심리적 부담, 완벽주의, 타인의 평가에 민감, 정서적 결핍, 불안 등 쫓기고 불안해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늘 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치가 높다. 외부적인 기대가 중요하기에 실제의 자신으론 살지 못하고 “해야 한다”는 사회적 성취를 위한 욕구는 강조되고 “하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는 사라진 것이다. 즉 내안의 본능의 소리는 억압되어 무의식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삶의 태도를 바꾸라는 무의식의 경고 


공황발작은 몸이 외부세계를 향해 열심히 달리는 사이에 마음을 놓친 것에 대한 경고다. 공황증상은 최근의 심각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불안의 뿌리는 이전부터 지속되어 왔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외면당한 내안의 마음소리들이 뭉쳐서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공황증상시 느끼는 숨 막히는 압박과 불안은 내안에서 엄청 큰 전쟁이 일어났음을 알리는 것이다. 몸과 마음간의 전쟁이며, 의식과 무의식의 전쟁이다. 이는 마음이 몸과 친하게 잘 지내고 싶다는 소리이며, 무의식이 의식과 잘 지내고 싶다는 말이다. 원래 몸과 마음은 하나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픈 것이다. 몸은 마음의 상태를 정직하게 반영하는데 주인이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몸만 데리고 가고 마음은 두고 가서 마음의 폭동이 일어난 것이다.     


“숨쉬기 힘들 정도로 해야 할 많은 것들에 눌려 있거나, 

실수하지 않으려는 습성 때문에 결국은 아무것도 못해서 미칠 것 같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거나

생각이 너무 많아서 결국은 아무것도 못하고 멈춰있게 되거나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는 내가 원하는 것에 미치지 못하여 좌절하거나“    

이 모든 것이 답답하고 갇혀있는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으로 드러난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외부세계에 맞춰 살다보면 큰일에서부터 작은 일까지 내마음보다는 남들 눈치를 보거나 그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살아간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 몸에 밴 습관이 된 것이다.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갇혀있는 나'를 구출해야 한다.     



나에게 숨쉬기를 허용하기


공황 발작은 지금까지의 삶의 태도를 반성하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우선 갇혀있던 마음의 소리를 허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숨쉬기 1단계. 작은 불편감을 자각하기

그동안 느끼지 않으려고 외면했던 것들이 있다. 억압을 습관적으로 하다보면 결국은 자신의 감정조차도 못 느끼게 된다. 외면했던 감정들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사소한 일상에서 작은 불편감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을 찾는 일차적인 과제이다.      


숨쉬기 2단계. 불편함을 느낀 자신의 감정에 이름붙이기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대부분 부정적 감정들이다. 이들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수용되어야 내마음의 중요한 조각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불편함을 일으킨 실체가 거절감인지, 슬픔인지, 분노인지, 소외감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숨쉬기 3단계. 이름붙인 감정을 존중하기

자신의 작은 감정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결국은 나답게 살기위한 것이며 공황증상으로부터 벗어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동안 억압했던 나의 감정들을 살려내서 몸과 마음이 서로 외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결국 공황발작으로 벗어나는 것은 숨 막히게 힘들었던 내 삶의 태도를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해서 나를 숨 쉴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 결국 나를 되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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