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기 버튼 앞에서 멈춘 10분

보냈음에도 이미 끝난 일을 다시 고치고 있는 밤

by 규현



상대방에게 보낼 메시지를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적어놓고 적어놓은 글들을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오타가 있는지 체크하고 맞춤법이 틀린 곳이 있는가 확인해 보면서 혹시나 상대방이 오해할 문장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완성했다. 그다음 우리는 보내기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버튼을 누르는 클릭이 쉽게 되지 않는다. 손가락에 조금만 힘을 주면 끝나는 일이 나를 이렇게 심리적으로 힘들게 한 경험이 있는가? 이 글을 쓰는 나는 오래전부터 이런 심리적 압박을 많이 겪곤 했다. 이러한 문제는 보내기 전뿐만 아니라 보내고 나서의 그 후에도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부분적인 단점보다는 종합적인 장점을...


그러나 사실 보내기 버튼 앞에서 우리가 멈추는 이유는, 사실 99퍼센트의 만족보다 1퍼센트의 부족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글을 다 써놓고 다시 읽고 단어 하나가 마음에 걸리고, 단어 하나 때문에 문장의 끝이 불안해진다. 맞춤법이 틀렸을까, 뉘앙스가 이상할까, 계속 읽어보면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점점 뇌 속에 가득 차게 된다.


1퍼센트를 바라보는 습관은 무섭다. 멀리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사실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불안한 1퍼센트를 계속 확인하다 보면 1퍼센트가 10퍼센트가 되고 그 끝에는 100퍼센트의 잘못으로 착각하게 된다. 이것이 어쩌면 보면 스스로에게 가스라이팅이 되어서 잡아먹게 된다.


나의 그 보내기 10분의 대가는 생각보다 크다.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도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나에게 주어지는 인생의 기회가 사라진다. 타이밍은 늘 완벽하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빨리 올렸다면 누군가에게 닿을 문장, 지금 보냈다면 이어졌을 대화, 지금 제출했다면 열렸을 가능성들이 '조금만 더'라는 말 뒤로 밀리게 된다. 문제는 그 '조금'이 자주, 하루가 되고 일주일이 되고, 결국 그냥 넘어 자가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무서운 건 자책이 습관이 생기는 것이다. “나는 늘 마무리를 못 해.” 이 한 문장이 자꾸 입에 붙는다. 한번 붙으면, 그다음부터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실패한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완성하지 못한 결과가 아니라, 완성하지 못할 사람이라는 결론을 스스로에게 내려버리는 것이다.




보내기 버튼이 예를 들어서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이 글을 읽고 선택의 자신감을 가져야 한 다점을 알아야 한다. 선택의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누구를 믿는다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스스로를 믿는 행위의 의미를 가진다. 자신감 있는 선택은 실패의 결과를 맞닥뜨려도 다시 나의 정신과 건강을 회복시켜 주는 탄력성을 가진다. 그러면 추후의 선택에서도 더 큰 자신감을 얻고 또 다른 도전을 하는 것에 대해서 쉽게 선택할 수 있다.

이 말이 참 쉽게 들리게 다가오지만 쉽지 않은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의 내면은 연약하기 때문에 아무리 자신감을 얻는다고 해도 내 의지 100%로의 역량으로는 선택을 쉽게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의 조언이나 피드백을 듣고는 한다. 그러나 내가 개척해 나가는 인생을 그 누구도 당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주변에서 아무리 조언을 하고 잔소리를 해도 선택을 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본인이다.


선택은 외롭다.


그래서 선택은 언제나 외롭다. 누군가는 잘 될 거라고 말해주고, 누군가는 그건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 모든 말들은 참고가 될 수는 있어도, 책임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 결과를 끌어안는 사람은 결국 나다.


우리는 종종 선택을 미루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어내려 한다. 조금 더 알아보고, 조금 더 확신이 생기면 그때 결정하겠다고. 하지만 선택을 미룰수록 ‘확신’이 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더 믿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루는 동안 생기는 건 정보가 아니라 불안이고, 불안은 늘 “혹시 틀리면?”이라는 질문만 반복시킨다. 그러다 보면 선택은 점점 ‘결정’이 아니라 ‘회피’가 된다.


선택의 자신감은 “내가 항상 옳다”는 뜻이 아니다.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도, 그럼에도 내가 감당하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잘못 선택했다면 다시 고치면 된다.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돌아설 수도 있다. 선택의 자신감은 완벽한 판단력이 아니라, 나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그러니 누군가의 말에 휘둘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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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가.”

“이 선택을 했을 때의 책임을 내가 질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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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질문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은 이미 충분하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내 인생은 결국 내가 살아낼 것이니까. 선택에 후회하지 말고 선택이 잘못되더라고 자책하지 말아라. 단단해지는 나무는 여러 번 겪는 상처를 통해서 단단하게 성장한다고 한다. 그게 아마 네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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