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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기 Nov 02. 2022

어디에도 못한 말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기간, 이태원 참사라는  자체도 나는 지금 처음 꺼낸다.  말조차 입에 올리기가 어렵다. 기분이 묘하다고 해야 할까 이상하다고 해야 할까. 당일 새벽 2시쯤  명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나도 한때 이태원에 살다시피 했던 인물이다 보니 친구들은 뉴스를 보자마자 나를 떠올렸다고 한다. 처음엔 약간 짜증 나기도 했다. 이젠 가지도 않는 데다 사람 많은 곳은 좋아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페스티벌을 좋아하는 사람이 무슨 소리냐고   있지만,  페스티벌에서도 사람이 적은 곳에서 놀지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놀지 않는다. 클럽을 가더라도 그렇다.


어쨌건, 누구도 탓할 사람이 없다는 게 더 슬프고 힘든 일인 것 같다. 여론은 어떻게든 이슈를 만들려 하고, 정치는 누군가에게는 화살을 겨누려고 한다. 한데,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렇게 될 거라고. 올해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코로나 이전에도 매년 그래 왔으니까. 이태원에 자주 다니는 지인들은 대부분 목적지로 바로 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 붐비는 곳은 피해 다닌다. ,  아는 사람들은 그리 사람 많은 곳으로 끼어 다니지 않는다는 말이다.  생각이지만 피해자 분들  많은 이들이 나도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싶다. 퇴폐적인, 어두운 문화를 쾌락하는  아니라  붐비는 곳에서 어울리고 교류하며 젊음을 누릴  있는 특권을 말이다.


우리 주변엔 아직도 자중해야 하고, 지켜야 하고, 해도 되는 것과  되는 것의 구분선이 과거에 머무른 사람이 많다. 나에게도  잔재가 남아있고,  주변 친구들은 더욱 그렇다. 이제 40 맞이하는 80년대 초반 생들은 어중 띄게 끼어버린 바람에 과거에 굴복할 것인지, 새로움에 적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나는 후자 쪽을 택했는데, 그렇다고 해도 39 쌓여 본능이  것들이 쉽사리 사라지진 않는다. 그저 노력할 . 요즘 세상은 삶을 사는 방법이 무척이나 많이 바뀌었다. 부를 창출하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재능의 기준도 달라졌다. 엉뚱함이 가치가 되고, 무모함이 새로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교류하고 누리고 즐기는 것조차 인생의 밑거름이다. 자본주의 방식에서도 그렇고, 심리적인 효과에서도. 그러니 그들은 마땅히 문화즐기고,  만들어야  사람들이다.


다행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모르겠는데, 이기적 이게도 주변에 피해자가 없어 본능적으로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럼에도 한 구석은 계속 쓰리다. 일요일부터 SNS에는 무엇도 포스팅하고 있지 않다. 슬픔을 표현하고 싶기도 하지만, 주변에 피해자가 없는 내가 그토록 슬퍼하는 게 되려 피해자에게 더 큰 아픔을 줄지도 몰라서 어디에도 말하지 못했다. 타인에 대한 슬픔에 잘 동요되지 않는 편인데도 이번은 마음이 무척이나 아프다. 이틀이나 지난 지금은 더 아프다.


SNS 상대가 의도하지 않아도  글을 스쳐 보낸다. 대수롭지 않게 보내버리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글을 읽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글이  다른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 성향이 맞지 않아 반박을  수도 있다. 슬픔을 배가 시킬 수도, 분노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다 글을 쓴다. 여긴 선택적으로 읽을  있으니까. 최소한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읽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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