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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Apr 26. 2016

전원주택 싸게 짓는 노하우 -설계 편-

한정된 예산으로 멋진 전원주택 집짓기. @양평 김한량

집을 짓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설계입니다. 만약 내가 살고자 하는 집이 명확하지 않다면 기본 설계도면을 사용해서 집을 지어도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 생활 패턴을 분석할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파트와 같은 기본설계도면을 사용하지 마시고 설계를 진행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예산 반영에 중요한 창호 개수.


집을 지을 때 설계부터 몇 가지 고려되면 싸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먼저 창문의 개수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름과 겨울은 덥고 추운 편입니다. 사계절은 집을 지을 때 돈이 많이 들어가는 환경입니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빛을 막아줘야 합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따듯한 햇빛을 집안으로 많이 끌고 들어와야만 합니다. 


이 두 가지 모순된 상황이 매년 반복되기 때문에 집을 지을 때 다른 나라보다 좀 더 고려해야 할 환경적 변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너무 창문의 개수가 많거나 적으면 안 됩니다. 설계를 할 때. 창문의 개수를 줄이게 되면 나중에 집을 지을 때 가격은 내려갑니다. 창호 크기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지만 보통 몇 십만 원 ~ 몇 백만 원까지 한 개 값이 차이 납니다. 그런 것들이 모이기만 해도 큰 비용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지붕 하나에도 몇 백만 원 차이


예산이 넉넉하다면 지붕의 모양에 따른 제약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붕 하나에 수 백만 원이 차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자재만 사용한다면 예산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원래 징크 소재를 지붕으로 쓰려고 했다가 나중에 아스팔트 슁글로 갑자기 바꾸게 된다면 디자인에서 오는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마지막에 바꾸기보다는 각 자재에 어울리는 집으로 설계를 들어가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컬러강판과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티탄 징크의 가격은 2배가량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렇듯 지붕 소재에 따라서 예산을 또 몇 백만 원을 줄일 수 있으니 아스팔트 슁글의 실제 느낌을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그것 또한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집 모양은 단순하게. 


만약에 집 모양이 일직선으로 곧게 뻗지 않고 복잡하다면 그 집은 비싸게 짓게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각형으로 집을 지으면 모서리 개수는 4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집을 지을 때 모서리 개수가 8개가 되면 그만큼 벽의 개수도 거의 2배로 늘어납니다. 집을 지으면서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인건비는 상승됩니다. 복잡한 외관 설계는 시공 시 걸리는 시간을 길게 하여 비싼 집이 되어 버립니다. 


설계사에게 처음부터 예산은 이야기해야 할까? 


왠지 집을 설계하다 보면 체면 때문에 우리 집을 얼마에 지을 것인지에 대해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계를 하는 설계사 역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을 잡으면서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살기 좋은 실속형 집인지 아니면 다른 것보다 단열에 최우선으로 투자하는 집인지는 선택과 집중이 되는 요소입니다. 


저는 설계를 맡아주신 마루 건축 우현배 소장님께 예산을 말씀드리고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집의 디자인은 복잡하지 않으면서 사용되는 외장재의 질감에 변화를 주어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공간의 분리를 잘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집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도 만들었습니다. 


만약에 예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 집은 매우 복잡한 선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집이 복잡하면 보기엔 특이한 집이 될 수도 있지만. 모서리마다 생기게 되는 하자 위험에서 완벽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복잡한 집은 그만큼 하자를 대비하기 위한 비용과 유지비, 수리비가 더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계를 마치고 시공 견적을 받았으나.. 


설계를 마치고 난 후에 시공사 견적을 받았다고 가정을 해봅니다. 하지만 너무 생각보다 비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창호의 등급을 최하로 낮추고 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바꾸거나 복잡한 선을 시공사에 잘라낼 수 있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여러 회사의 시공사에서 견적을 받았음에도 비싼 견적이 나왔다면 설계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설계도를 다시 수정해야만 합니다. 


물론 이 과정이 힘들 수 있습니다. 다 설계를 마친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모든 게 처음으로 되는 것처럼 괴로워질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설계사와 내가 어떤 집을 좋아하는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 수정은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설계사들은 집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무리하게 수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예술품이 될 수 있도록 수정을 하더라도 밸런스를 생각하며 수정합니다. 


이렇게 설계 후에 견적을 받고 만족스러운 금액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설계를 할 때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전원주택을 다 짓고 나서도 부담스러운 대출이 따라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집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설계 기간은 넉넉히 잡고 내가 원하는 요소요소가 채워질 때까지 설계를 해야만 합니다. 


아파트와 다른 주택 짓기. 


아파트에 비해서 신경 쓸 것이 많아 힘든 것이 집짓기입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 가족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집을 짓는 과정입니다. 아파트에서는 우리의 생활을 그 공간에 맞추며 살았지만. 주택의 경우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의 시공 가격이라면 이제는 훨씬 더 좋은 단열재를 사용해서 겨울에 따듯하고 여름에 시원한 집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부러웠던 주택은 여름에 에어컨이 없이 시원한 주택이었습니다. 아파트에서 폭염에 잠도 못 들던 여름과는 비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연 공기 순환을 우리 집에도 반영해보기로 했습니다. 


최근 아파트에서는 판상형보다는 타워형이 많았습니다. 그로 인해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환기가 잘 되지 않으면 우리는 산소부족으로 인해서 두통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피부질환에도 시달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는 건강한 삶이 가능하도록 지어야만 합니다. 


오늘은 전원주택 설계를 할 때. 어떻게 하면 낮은 시공비로 집을 지을 수 있을지 노하우를 나눠보았습니다.


1. 설계 디자인은 단순하게 할 것 

2. 창호 개수는 신경 써서 반영할 것. 

3. 지붕 자재에 따라 수백만 원이나 차이 남. 

4. 설계 후 시공 견적이 비싸다면 재 설계를 진행할 것. 


등이었습니다. 저는 무엇이든 집을 짓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책임져 주는 주택 짓기. 알면 알 수록 저렴하고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 


이상 '양평 김한량'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귀촌과 전원주택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는 현재 브런치에서 독점 연재 중입니다. 매거진을 구독하시면 무료로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구독버튼을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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