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무구함

호안 미로 미술관(바르셀로나)

by 서하루

바르셀로나에 있는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미로의 작품을 실물로 처음 보았다. 가벼운 산보를 하는 동안 내내 좋아하는 동요를 듣는 기분이었다. 미술관을 오래도록 떠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날씨마저 환상적이었던 바르셀로나.


인쇄된 이미지로만 그림을 보았을 때 안타까움이 생긴다. 실물로 직접 봤던 화가의 작품을 도판으로 봤을 때도 그렇고, 미술관 환경이 작품에 있어 중요한 맥락이 되는 현대미술을 봐도 그렇다. 심지어 나에겐 내가 방문했던 나라의 분위기와 날씨마저도 작품에 대한 한 꼭지 기억으로 남아있으니, 이를 도판으로만 봐야 하는 아쉬움은 더 커진다. 하지만 모든 원화 작품이 실물로 봤을 때 훨씬 그 감동이 커진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시대엔 인쇄된, 혹은 디지털 화면으로 봤을 때 더 매력적인 작품도 많다.


그러나 미로의 작품은 아니다. 그의 작품을 실물로 봤을 때, 생각보다 작품이 컸고, 상상보다 훨씬 천진난만했고, 예상보다 훨씬 따뜻한 심상을 마음에 심어주었다. 그러기에 미로의 작품은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실물로 보길 추천한다. 달과 여인들과 새를 그려 넣은 그의 작품은 최고로 낭만적이고 무한히 순수하며, 끝없는 무구함을 주는 작품이니깐.


keyword
화, 목, 토 연재
이전 20화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매체, 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