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직러의이직/포트폴리오 노하우 #1
아니 이직/포트폴리오 노하우 알려준다고 하더니 갑자기 내 성향을 알아본다고?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경험이 많이 없을 때 이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여러 상황을 경험하고 내 미래의 커리어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내 성향을 알고 있을 때와 모르고 있을 때의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 성향을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은 점들은 아래와 같다.
1. 지원할 회사를 리스트업 하거나 우선 순위를 정할 때 훨씬 수월하다.
지금은 채용 시장이 얼어붙어서 공고가 많이 없는 편이긴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공고가 있는 모든 곳에 다 지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에너지 낭비다. 여기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내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아 이 회사는 B2B라서 나와 맞지 않겠구나', '이 회사는 신규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네? 오 나랑 잘 맞겠는걸?' 이렇게 구분을 지을 수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는 내가 지원하고 싶은 회사를 5개 내외로 추려서 그 회사만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 포트폴리오 하나를 만들어놓고 50군데를 뿌리는 사람도 봤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방법은 선호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를 보는 면접관들이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냥 뿌렸는지 얼마나 공을 들여서 만들었는지.)
2. 적응을 비교적 빠르게 할 수 있고 후회가 적다.
1번과 이어지는 이야기일 수 있는데 내 성향에 맞는 회사를 지원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적응도 빨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선호하는 일을 하니까. 내 성향과 맞으니까. 진짜 하고 싶어서 지원을 했으니까. 그리고 재직하면서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비교적 수월하게, 빠르게 헤쳐 나올 수 있다.
3. 오퍼를 2곳 이상 받았을 때 최종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행복한 고민이다. 하지만 2군데를 모두 다닐 수 없으니 한 군데를 선택해야만 한다. 연봉(큰 차이가 나지 않는), 환경 모든 조건이 다 동일하다는 전제하에 내 성향을 알고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있으면 선택하는데 크게 어려울 것이 없다.
나는 스타트업과 IT 대기업, B2C와 B2B, 팀장과 사원, 파운더, 신규 업무와 운영 업무 등 짧게 또는 길게 모두 경험해 보았다. 나는 이걸 몸소 경험하면서 어떤 곳을 더 선호하고 나에게 맞는지에 대한 알 수 있게 되었다. 나처럼 모든 것을 다 경험하기 어려우니 아래의 카테고리를 보고 함께 알아보자. 예시로 보여주기 위해 2023년 기준 나의 선택과 이유를 함께 적어보았다.
스타트업(재미) vs. IT 대기업(안정성)
나는 복지, 일하는 환경, 안정성이 나에게 더 큰 가치가 있기에 대기업을 선택했다. 갑자기 회사가 사라지는 불안이나 직접적인 매출 압박이 들어오는 곳을 현재는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트업도 나름 장점이 있고 재직했을 때 느꼈던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트렌드를 쫓고 기술에 따라서 발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를 택했다. 그렇게 선택한 결과 나는 현재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부터 큰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내가 가진 조건들이 부합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안될거라는 지레짐작에 저연차에는 아예 도전 조차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점점 커리어를 쌓아갈 수록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렇게 다니게 된 큰 회사이기에 IT 대기업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놓칠 수 없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연봉을 기준으로도 나눌 수 있지만 스타트업이 더 잘 주는 경우도 있어서 제외했다. 그리고 내 가치의 1순위는 연봉이 아니다.
B2B vs. B2C
내가 느낀 B2B는 뭔가 알 수 없는 갑/을 관계가 형성되어서 마치 내가 을의 입장으로 해달라는 것을 이유 없이 밀어 넣는 디자인을 정말 하기 싫었었다. 아무래도 그들의 요청 사항이 매출과 이익이 직결되어서 더 그런 듯한데 그런 디자인은 나에게 흥미나 재미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내가 니즈를 파악해서 서비스를 만들고 사용자를 위해 업데이트할 수 있는 B2C가 훨씬 매력적이다.
팀장 vs. 사원 / 창업자 vs. 사원
주로 매니징을 하는 팀장보다는 직접 설계하고 배포하는 손, 발 역할이 훨씬 나의 능력을 잘 뽑아낼 수 있는 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책임지는 게 싫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창업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창업 경험이 아니어서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짧게나마 느낀 점은 IR 자료를 만들고 투자자를 설득하고, 리드하고 하는 모습들이 내 성격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나는 창업자를 서포트하는 역할이 더 잘 맞는다.
신규 & 운영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지루함을 빨리 느끼는 편인거 같다.) 그러다 보니 반복적인 일보다는 새로운 기능을 만들고 현재 시장에 없는 것을 새롭게 구축하는 게 좋다. 생각해 보면 어버이날, 어린이날, 블랙프라이데이 또는 시즌에 맞춰서 그래픽 디자인하는 것을 그렇게 흥미 있게 작업하지 않았던 거 같다.(근데 또 하라고 하면 군소리 않고 열심히 함.) 그리고 자잘 자잘 한 업데이트보다는 시간이 좀 소요되더라도 변화가 큰 굵직 굵직한 업데이트를 선호한다.
나는 여기서 선택된 요소들이 앞으로 지원할 회사를 선택할 때 또는 일 할 팀을 선택할 때 큰 지표가 된다고 생각한다. 모두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다음 내용으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리어 져니 만들기이다. 커밍쑤운!
오늘도 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