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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Song Aug 16. 2023

우리 집이 상가주택이었다면.

 버려진 1층에 대한 아쉬움은 설계를 할 때 적절한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계속 남긴다. (1층에 대한 이전글 https://brunch.co.kr/@lmms/25​ )​

처음 설계를 시작할 때, 건축사사무소 쪽에서 상가주택으로 설계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을 했었다. 1,2층을 상가로 설계해서 임대한다면 부담스러운 주택대출금이 많이 가벼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생활하는 집 아래에 상가를 바로 두는 것은 조용한 생활을 원했던 우리에게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연면적이 22평인 주 생활공간이 15평으로 작아지는 것도, 그에 따라 한계가 많은 설계가 더욱 한계가 많아질 것 같기도 해서 우리는 깊은 고민 없이 거절했다.

 하지만 건축을 하고 생활을 하다 보니, 집을 상가주택으로 설계하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되었다. 1,2층을 상가로 설계했다면 1층 공간이 버려지지 않고 알차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주택이 15평 미만이 되면 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설계하지 않았도 된다. 지금 쓰지 않는 주차장을(주차를 집 앞의 월주차하는 곳에 하고 있다) 정원으로 설계해 현재의 의미 없는 공간이 아닌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임대를 줄 상가의 종류를 소음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카페나 개인 공방등으로 선택했다면 조용한 주거도 가능했을 것 같다.

  동네에서 새롭게 건축한 집들을 유심히 본다. 입면이 평범하더라도 1층에 예쁜 카페가 임대로 들어와 있다면 건물 전체가 세련되지는 효과가 있는 것을 보며, 선견지명이 있는 건축주들이 부러워진다. 게다가 임대료까지 얻을 수 있고, 추후에 매매에서도 유리한 점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상가주택이었다면 더욱 작아진 집의 면적으로 둘째가 태어났을 때 이사를 바로 가야 했겠지만. 지금과 같이 아름다운 거실이 없었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눈앞에서 여러 마리의 토끼를 놓쳐버린 것 같아서 건축설계에서 가장 아쉽고 후회가 되는 점이 된 것 같다.


집에 이런 카페가 1층에 있었다면...(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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