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다락에 귀여운 사무실이 생겼다. 2.3평 초소형 사무실의 정체는 내가 론칭한 온라인 브랜드의 사무실이다. 브랜드를 구상하고 시작할 때 당연히 사무실은 우리 집 다락에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사업이다 보니 당장 임대료를 내면서 외부에 사무실을 얻기는 부담스러웠다. 일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월세를 내는 것이 사업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육아와 병행하면서 하는 일의 균형과 즐거움을 망치게 될까 두렵기도 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갖게 되는 나만의 공간이어서 어떻게 인테리어를 할까 꿈에 부풀어 있기도 했지만 바로 현실을 깨닫고 이케아에서 책상과 책장을 구입했다. 다행히 의자는 집에 있던 아이언만 SE68 검정 체어를 가져왔다. 제품 재고를 놓을 공간이 부족해서 첫째 아이가 레고 놀이방으로 쓰던 사무실 아래층 공간의 절반을 임대했다. 아이가 자기가 아끼는 레고들을 치우는 대신 한 달에 5만 원의 임대료를 통장으로 넣어달라고 해서 임대가 성사됐다. 사무실은 비록 작지만, 앞으로 통창이 있어서 풍경과 함께 공간이 넓어지는 느낌에 답답하지는 않았다.
단출한 가구이지만 가구를 사무실에 들여놓고, 책상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사라졌던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에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아이를 낳고 키우는 친구들과 했는데 다들 자신만의 공간이 없는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 당연한 듯 가족에게 공간을 내주고 살아왔던 수많은 엄마들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공간이 절실하게 필요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계단보다 좁고 가파르게 설계된 다락으로 향하는 계단을 조심스레 올라가서 브랜드 관련 일도 하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영감을 받는다. 다락은 5층에 있어서 올라가기가 피곤하기도 했고, 사용하기에 너무 작은 평수라서 비가 오는 날 가끔 올라와 통창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용도로 그쳤었다. 하지만 다락에 사무실을 만들면서 어느 때보다 알차게 잘 쓰이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 비록 아름답게 물건들을 배치했던 사무실은 지금은 택배 발송 관련 용품으로 뒤덮이기는 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