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가 없다.법적 보호의 온실 속 프로그램을분양받아야 하는데...절차가...
고민하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이 한 통의 전화로
내가 알던 컴퓨터 세상이 세대 저 편에서는 같으면서 다른 세상으로 이미 교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서는 최적화된 한글로, 친애하는 플랫폼의 메신저를 쓰며 뉴스와 쇼핑으로 휴대폰과 밀착도를 높여 가던
나는 내가 속한 세계에서 걸어 나와늦었지만변화와 마주했다.
프로그램들을 안 사도 된다고?
구글이면 되었다.
그런데... 쉬운 일은... 없다.
그래야 사건은 재미있어지고
나는 망가지고...
구글 문서다운로드에 한 시간 걸렸다.
설마?한 시간이나?
자! 이제 내로남불의 사건 속으로 ~
이미 등록했던 계정을 잘못 입력했지. 비번은 죽어도 생각나지 않지.새로 계정도만들었지.폰에다가새 계정을연동시켜야 된다하지. 그 와중에다운로드 중 뭘 잘못 눌러 웃음코드 넣어줬지. 노트북키는 저도웃느라 그랬는지 먹통이 되지. 화면도 쟤를 따라 움직일 생각을 안하시지. 그래서 강제 종료시켜드렸지. 좀 기다렸다 화면을 켜봐도 그 모양 그 꼴이지. 자꾸 째려봐도 계속 종료 중이라 하지. 급한 성격은 튀어나오지. 그래서 그새를 못 참고 또 강제 종료시켰지. 또 켜 봐도...
화상통화를하며이전투의 옵서버로 참가한 아들은,
이 전개를 예상한 듯 도인의인내심으로한 단계씩 옮기는 내더딘 걸음을기다려 주었다.
내가 아들을 키울 때 없는 인내심을 소환하기 위해 노력했듯.
청년은 내 걸음이 지속 가능하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쩐지이문장에서는낯선공기업의표어 향이 난다.
아들은
원격으로 할 수 있지만 스스로 해보시라.
노트북은뭘 잘 못 눌렀다고부서지지 않는다.
던지지만 않으면 괜찮으니걱정 마시라.
혼자서 충분히 하실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바로 해결하겠다.
그럼에도 자꾸 삑사리!!! 아니~~ 버그가 나니까,
그냥~ 지가 원격으로 후딱 해주지 하는 생각이 노트북을 던져 버릴까 하는마음과 함께 속에서 터져 나왔다.
이 마음을 알아챘는지 아들은
"엄마! 이제 거의 다 되었어요"라고 했다.
나는 안다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았지만 포기하지 말고힘내라는,
내가 아들에게 했던...
새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결국마쳤다(미쳤다가 아님).
고생한 아들과도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나는기존노트북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
여기에도 구글을 다운로드했다.
혼자서. 아까보다 훨~씬 빠르게.
이게 뭐라고.
내가 대학을 다닐 때report는 손으로, 몇 년 뒤 대학원에서는 pc로. 그때 부랴부랴 컴퓨터를 배웠다.
나의 첫 pc는 dos 화면에 복잡한 명령어를 순서대로 입력하는,그 번잡한 수고를 매번,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했다.
그러다 윈도 창이 보여주는 새로운 뷰를 영접했다.마우스가 쉴 새 없이 돌아다니며 클릭으로 명령어가 뭐예요? 했다. 다양한 플랫폼들은 사전과 백과 책을 날려버렸다.
그 후 새로운 버전이 거듭되어도나름의 룰이 있었다. 첨부된 기능만 익히면 되었다. 저장 기능은 크기, 용량, 형태를 달리했지만 늘 거기에 있었다.
그랬는데 구글은…종합 선물 세트 같은데 좀 다르다.
이 플랫폼은 비슷한 작업용 프로그램이 다 있다.
실시간 공동 문서 작업이 가능하고 자동 저장 기능으로 다른 컴퓨터를 사용해도 번거로운저장과이동이 생략 가능하다.
폰, 컴퓨터, 아이패드상관없이하다만 일을 이어서 할 수 있다.(이 기능은 브런치의 서랍 안에 넣은 글로 브런치 작가들은 이미 일부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지만 음성으로 글쓰기가 가능하다.
그리고 노션을또 만나...
3년 후 현재.
코로나로 훨씬 앞당겨졌다는 web3.0의 세계를알아갈 용기를 내어본다, 길잡이 프로그램인 구글 덕분에.
아직은 이 세계가 마치 안 맞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하고, 서먹하고, 뭐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디 나만 그렇겠나. 우리들 대부분이 처음 만나는 생소한 세상일 테니. 그래서 구글과 그랬듯 이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걸음을 더디지만 한 단계씩 내딛으려 한다.
아들의 도움으로 나는 opensea에 민팅을 하고 하나의 컬렉션 안에 10점 이상 NFT 작품을 올렸다. 폴리곤 보다 가스비가 비싸더라도 시장이 더 넓은 이더리움으로 MetaMask에 지갑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컬렉션으로도 올릴 작품을 구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