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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교직원을 꿈꾸시나요

신의 직장? 신을 모시는 직장? 신하들의 직장?

by 장수생

"신의 직장 국립대학교 교직원"

신의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 신도 취업하기 어려운 직장이라고 까지 불리고 있는 대학 교직원으로 14년째 근무 중입니다. 그것도 사립대학교가 아닌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의 정규직 직원입니다. 취업 준비생이나 본인의 업무량에 비해 급여나 복지혜택이 낮다고 생각하는 회사원들이 이직을 꿈꾸는 직장 중 하나가 대학교 교직원입니다.


교직원을 꿈꾸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 몇 가지를 말하자면, 첫째 고용의 안정성, 둘째 낮은 업무강도, 셋째 높은 급여일 거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걸 조합해보면 '워라벨'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직장 군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실제 교직원으로 또한 대학교 내 부서중 5개 부서를 경험하고 있는 제가 확실하게 맞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첫 번째 이유인 고용의 안정성입니다. 두 번째인 낮은 업무강도는 부서별로 너무나도 차이가 크게 발생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높은 급여는 대학마다 다르고 대학 내의 여러 구성원들 또는 외부의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급여가 너무 적다'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제부터 적시되는 내용들이 대학교 그것도 국립대학교 교직원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조금은 이로운 내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립대 교직원은 고용이 안정적?"

우선 교직원을 꿈꾸는 세 가지 이유에 대한 저의 생각과 경험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직원의 최고 장점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고용의 안정성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우선 그 이유를 세세하고 들여다보면 국립대학교는 크게 교수, 학생, 직원 세 집단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 중 직원은 공무원과 비공무원으로 구분됩니다. 국립대학교는 국가기관의 일종이기에 공무원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 자들이 발령받을 수 있는 하나의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고용이 안정되어 있는 건 당연한 사실입니다. 다만 저처럼 공무원이 아닌 비공무원(대학 회계직이라 부름)들은 학교 측의 채용 절차를 거쳐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일부 단기 계약직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저와 같은 대학 회계직으로 채용이 되며 이 경우 정년, 복지 등은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과 거의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급여체계는 몇 년 전까지 채용된 직원들은 공무원 호봉표와 동일하게 계약이 진행되었습니다.(일부 경비직, 청소직 등은 연봉제로 별도의 임금체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요 근래 신규 채용되는 직원들은 연봉제 형태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이 진행됨) 대학 회계직 노조가 있기에 매년 임금협상을 진행하며 2년마다 단체협상을 진행하면서, 급여나 복지 등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공무원에 대한 새로운 수당이나 복지 등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면 거의 바로 대학 회계직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수준입니다.)


"국립대 교직원은 업무 강도가 낮다?"

두 번째인 낮은 업무강도를 생각하여 교직원을 꿈꾸시는 분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업무량이나 난이도로 인해 그만두시거나 공무원들은 다른 기관으로 전출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대학 본부에 있는 총무, 재무, 기획, 교무, 입학 같은 업무는 학교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기피하는 부서이며 업무입니다. 업무량 자체가 많기도 하고, 시간에 쫓기는 경우도 많아서 야근이나 주말 출근 같은 시간 외근 무도 많이 하는 부서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쉽게 만날 수 있는 단과대학 행정실에 근무하는 직원들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확실히 단과대학은 본부 부서에 비하면 업무가 쉽습니다. 저도 2군데 본부 부서에서 7년, 3군데 단과대학에서 7년 정도 근무를 해보았습니다. 당연히 단과대학이 업무가 쉽고 야근이나 시간 외 근무를 할 만큼 일이 많은 경우가 별로 없기에, 워라벨을 실현하기 좋은 곳인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단과대학에 행정실에 근무하는 인원 자체를 매년 줄여나가고 있고, 업무는 계속 새롭게 추가되고 있기에 수년 전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본부는 주요 업무 1~2개를 전문적으로 배워서 처리하면 되지만, 단과대학에서는 자잘한 업무까지 한 명이 10개 이상의 업무를 맡게 됩니다. 그리고 교수나 학생 민원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며, 1차적으로 해결을 해줘야 하는 곳이기에 이에 따른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게 됩니다.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인하여 인건비가 과중되어 신규 채용이 거의 없고 퇴직에 따른 인원을 자연 감소시키고 있는 대학도 많습니다. 이로 인하여 업무량은 늘어나는데 일할 사람은 계속 줄어들기에 기존에 있던 직원들이 그 일들을 떠맡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그로 인한 업무량 증가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낮은 업무강도를 생각해서 대학교 교직원을 선택한다면 다시 한번 신중한 고민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국립대 교직원의 급여는 많다? 적다?"

세 번째인 급여에 대한 내용입니다. 앞서 말한 듯이 국립대학교는 국가기관이며 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곳이기에 비공무원의 급여는 공무원과 같거나 조금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공무원 급여는 매년 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공고가 되기에 얼마인지 대부분 아실 겁니다. 그리고 그 공무원들의 급여를 많다고 생각할지 적다고 생각할지는 누구 또는 어디와 비교하는지에 따라서 다르기에 많다 적다고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국가기관이기에 최저임금이나 근로기준법상의 주어지는 수당들 같은 경우 절대 어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기업들은 편법을 동원해서 최대한 급여를 적게 주기 위해 노력하는 곳도 있으나, 국립대에서는 법률보다 많이 주진 못하지만 그와 반대로 적게 주지도 못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매월 또는 매년 얼마를 받게 될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월급을 받고 살면서 재정적인 측면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쉽습니다.


제가 14년간 근무하면서 느낀 대학교 교직원에 대한 생각들을 짧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정년까지 안정적인 직장임은 확실하나 일이 쉬운 직장은 아니며, 월급 가지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곳은 아니다'입니다.


그리고 모든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입니다. 누구와 일하느냐, 직장에 어떤 사람들이 있느냐, 그 사람들은 어떤 성향인가가 더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큽니다. 그런 면에서 대학교에는 교수가 약 1천 명, 학생이 약 2만 명, 직원이 약 600명 등 수 만 명의 사람이 포함되어 있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살아가면서 볼 수 있는 모든 인간군상이 다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곳 있입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착하고 좋은 사람부터 이런 악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쓰레기 같은 인성의 사람까지 모두 겪게 됩니다. 그런 사람 중 어떤 사람과 엮이게 되는가가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이유보다 더 일하면서 살아가는데 내 상황을 더 크게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어렵기만 한 일도 없습니다. 대학교 교직원을 준비 중이거나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이 점을 꼭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짧고 잘 쓰지 못한 글이 그럼에도 교직원을 준비 중인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더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알고싶으시면 제가 쓴 아래의 책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참조 : 공무원 대신 교직원(저자 장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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