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장관님과의 첫 만남은 평화재단에서의 봉사활동 중이었다. 평화재단은 조계종 산하 정토회에서 설립한 단체로, 법륜스님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정 사상, 이념, 정파에 치주치지 않고 한반도의 전쟁, 폭력를 종식시키고자하는 단체이다.
불교계 봉사단체의 특성상 무보수로 운영되었지만,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님은 남북 평화 증진을 위해 기꺼이 원장직을 수락하셨다.
원장님은 20-40대 청년들이 개인의 이익보다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당시 새벽 6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운영되는 일정이었는데, 우리들의 헌신적인 봉사 활동 때문인지, 장관님은 종종 우리에게 감탄을 하셨고, 나는 원장님이 참 좋았다.
우리 봉사자들은 주로 사찰에서 제공하는 채식 식단으로 생활했는데, 그런 우리들에게 장관님께서는 이따금씩 "식사지도"를 명목으로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하얏트 호텔에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마음을 써 주신것 같다. 재단으로부터 활동비를 받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은퇴 후 연금으로 우리들에게 호텔부페를 대접해주셨으니 말이다.
그랜드하얏트의 부페식당 '테리스'에서 바라보는 전망
(출처: https://m.blog.naver.com/hyenju95/222879981159)
서울 도심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경험은 장관님께서 세련된 플레이팅이었다. 접시 위에 올려진 형형색색의 음식이 어찌나 예쁘던지, 마치 하얀 접시 위의 그림과도 같았다.
순간, 여러가지 음식이 섞인 내 접시를 바라보며 개선이 필요함을 느꼈고,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났지만, 내 솜씨는 아직 향상되지 않았다. 늘 부페에서 음식을 담을 때마다 플레이팅 수업을 들어야겠다고 다짐할 뿐이다.
채식을 주로 하던 우리들에게 셍산과 고기 먹는 법도 되새겨주신 '식사 지도'시간이었지만, 젊은 봉사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장관님의 마음이 담긴 식사 대접은 오랜시간 내 마음에 깊은 감사와 감동으로 남아있다.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의 겸손함과 타인을 위한 배려, 그리고 멀리 있는 평화 이전에, 눈 앞에 있는 생명을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돌이켜보니 단순히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활동을 넘어,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엄성을 재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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