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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a Jul 05. 2018

[맛픽] 왜 어린여성의 맛 평가를 믿지 못할까?

입맛에 대한 탐구


저희 마케터양반이 작성한 마카롱 관련 아티클에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어린 여자들 입맛은 믿을게 못 된다. 이런거 보고 갔다가 폭망”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요?

맛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최낙언님의 [맛 이야기] 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참고할만한 내용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책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한 자료를 더하여 생각한 바를 정리해봤습니다. (책 내용은 아티클의 맥락에 따라 편집된 부분이 있습니다)


[맛이야기] - 추천합니다. 아주 유용하고 재미있습니다.

문제의 아티클 - 하루 1개만 드셔야 한다는 그 음식 마카롱



맛픽 서비스의 기획/디자인/개발/마케팅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 맛집이 아니라 맛이 먼저 아닌가요? - 맛 ma'at 을 소개합니다.

2. 평가UX 설계하기: 노맛과 존맛 사이 - 맛을 평가하는 데 과연 몇 단계가 최적일까?

3. 음식 163개 모아보고 느낀 썰 - 수집욕구 자극하기

4. 컨텍스트에 맞는 체크인 UX 제공하기 - 음식을 맛 보는 4가지 상황

5. UX로 Tech 싹싹 긁어 맛 보기 - 그래서 위치정보로 뭘 할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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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 /이런거


“어린 여자들 입맛은 믿을게 못 된다. 이런거 보고 갔다가 폭망”


이 댓글이 달린 것을 보고 후에 댓글을 달아주신 ‘어린 여자'분들이 Ddd(댓글작성자)를 ‘아재'라 추측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린 여자의 대척점에는 아재라는 존재가 있는 것인가?

사실 아닐 수도 있다.

인구통계학적 기준으로 나눠보자면 어린 여자일 수도, 어린 남자일 수도, 나이든 여자일 수도 있는데 굳이 나이든 남자를 떠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각 요소별로 나눠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어린’이 문제인지, ‘여자’가 문제인지, ‘이런 것’(브런치 아티클일 것이라 추측)이 문제인지 하나 하나 고민해보았다.



어린


어린 것이 왜 문제가 될까?

어린 사람이 평가한 맛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관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우리는 아주 흔하고도 확고한 느낌으로 초딩입맛, 유딩입맛 등의 개념을 사용한다. 정도와 섬세함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 단어들에서 떠올리는 입맛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소통의 도구로 꽤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이다. 필자는 <수요미식회>의 애청자인데, 보다 보면 자주 입맛을 연령으로 정의하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MC 전현무는 가수 이하이에게 “정말 초딩 입맛이겠네요” 라고 말했다가, 생고기를 좋아한다고 하니 “어머님 입맛이네요” 라고 말을 바꾸거나, 초딩입맛을 유지하는 패널이 나왔을 때 “나는 이제 그 정도는 아니다 졸업했다” 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실제로 그 프로그램을 쭉 봐왔던 사람이라면 전현무의 입맛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무살 전후의 패널이 나오면 대체로 아직은 어린 입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이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라 정의되는 무리가 비교적 좋아하는 음식을 선호한다고 밝히면 놀라움과 호감 혹은 선망의 대상이 되어 칭찬을 받기도 한다.  


단맛

어린 입맛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초딩입맛들이 선호하는 음식들을 찬찬히 보면 그 맛에 ‘단맛'이 상당히 높은 비중으로 포커스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20대 전후가 극강의 매운맛을 선호하고 있지만 사실 그 매운맛은 단맛과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매운 만큼 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10세 이하의 아동들은 매운맛 보다는 단연 단맛을 선호한다. 그리고 이들은 쓴 맛을 싫어한다. 어린 아이들이 채소나 된장 같은 발효식품을 대부분 싫어하는 이유도 쓴맛 때문인 경우가 많다. 커피나 술도 사회화 과정에서 먹어야 한다고 길들여지다가 중독되는 것이지 처음에 맛보았을 때에는 대체로 “윽 이 쓴걸" “구정물 맛" 뭐 이런 반응일 뿐이다. 이들은 왜 단맛을 선호하고 쓴맛을 싫어하는 것일까?


단맛은 우리몸에 가장 많이 필요한 성분이다. 우리가 가장 많이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당류)인데 ATP를 만드는 데 가장 요긴한 것이 포도당, 과당, 설탕, 꿀과 같은 당류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항상 탄수화물(당류)을 충분히 먹도록 세팅되어 있고 탄수화물을 단맛으로 느낀다. 혀에 단맛 수용체가 있고 단맛을 느끼면 뇌가 쾌감(도파민)을 부여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니 사람은 원래 단맛을 좋아하게 되어있다. “난 단거 안좋아해” 라고 자신있게 말하면서 밥이나 면, 빵 등을 맛있게 먹는 사람은 단맛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아주 달게, 설탕이나 꿀 등을 많이 사용해서 단 맛을 극대화 시킨 음식을 선호하지 않을 뿐이지, 그 사람들도 살아나가려면 단맛을 싫어해서는 안된다. 단맛을 보았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구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단맛은 나쁜 맛을 덜 느끼게 하고, 좋은 맛과 좋은 향은 더 강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단맛이 사라지면 맛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쓴맛은 어떨까? 독이나 채소, 나무, 탄 것, 썩은 것들에서 쓴 맛이 난다. 잘 살아나가려면 단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죽지 않으려면 쓴맛을 아주 잘 감지해야 한다. 사실 먹지 말라고 쓴 맛을 느끼는 것인데 먹어보니 죽지 않는 쓴맛들이 있고 쓴 맛과 향이 조합된 음식의 매력에 빠져 우리는 굳이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채소는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독(쓴맛 성분)을 만든다. 발효식품은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이나 펩타이드가 되는데 아미노산의 2/3은 쓴맛이 난다. 더구나 이들 아미노산이 몇 개 결합한 것은 쓴맛이 더욱 강해진다. 물론 이들 중에는 글루탐산과 아스파트산 같은 감칠맛 성분이 많지만 그건 쓴 술도 맛있다고 먹는 어른들에게나 통하는 이야기이다.


미각과 후각은 신생아가 가장 예민하다. 신생아 시기에는 입안 전체에 맛봉오리가 돋아있고, 입천장, 목구명, 혀의 옆면에도 미각 수용체가 있다. 덕분에 아기들은 밍밍한 분유의 맛을 몇 배로 맛있게 느낀다. 그리고 사람마다 미각의 민감도가 다르다. 맛에 민감한 시기인 어린이, 그 중에서도 미뢰 수가 많은 경우 그 아이는 엄청나게 쓴맛을 느낀다. 남아도는 맛봉오리는 10세 무렵이 되면 사라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미각이 둔감해지고 쓴맛에 점차 익숙해진다. 20대 이후에는 조금씩 후각이 둔화되며, 60세 이후 급격히 기능이 떨어진다. 80세가 되면 건강한 사람 중 3/4이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  


어리다고 생각되는 집단이 단 맛을 본능적으로 선호하다 보니, 그들이 맛있다고 하는 음식은 대체로 달게 마련이다. 단 것을 선호하지 않거나 단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린' 사람이 평가하는 맛에 대한 불신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의문인 것은 해당 포스팅은 ‘마카롱'에 대한 것이었고 마카롱은 원래 단 음식이며 단 것이 별로라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될 일인데 딴지를 걸었다는 것이다. 김치찌개나 매운탕에 대한 평가였다면 ‘어린'것과 단맛에 불신을 가지는 것이 일면 합당하다 할 수 있겠으나 마카롱에 굳이...



뇌의 작용

뇌는 아는 만큼 맛을 그리고 느낀다.

하루에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더 긴 시간을 생존해오면서 비교적 많은 음식을 맛보았을 어른들은 어린이, 젊은이에 비해 맛과 향과 음식의 재료에 대한 지식과 기억을 조금은 더 가지고있게 마련이다. 냉면 육수를 한 모금 마시고는 무엇무엇이 어떤 조리방식으로 들어갔구나 하고 생각하고 지난 번 맛보았던 냉면 육수와 비교하며 먹는 것과 “평양냉면은 처음 먹어보네” 하고 먹는 것은 맛을 느끼고 평가하는 데 많은 차이를 줄 수밖에 없다. 콜라 향은 레몬, 라임, 오렌지 등의 시트러스 오일향에 계피, 생강, 육두구, 정향, 고수 같은 향신료의 조합인데, 이 조합을 모르고 이 향들을 각기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사람에게 콜라는 그저 콜라맛이 나고 달달하고 톡 쏘는 음료수일 뿐이니 그에게 평면적일 수준 이상의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 평가자의 뇌의 기억회로에 쌓여있는 데이터의 양은 맛 평가에 대한 신뢰도에 확실히 영향을 준다. 필자도 특정 음식에 대한 평을 전해들을 때 평가자의 연령대로 해당 음식에 대한 경험 정도를 추리하고 판단에 대한 영향력 수준을 조절한다.


다만, 역시나 문제인 것은 해당 포스팅은 ‘마카롱'에 대한 것이었고 포스팅 내용을 보면 그녀는 수많은 마카롱을 수 년 동안 맛봐왔음을 알 수 있으며, 마카롱은 밥이나 불고기, 된장찌개처럼 나이많은 사람이 무조건 더 많이 맛보았을만한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의 정도를 살아온 시간으로 따지는 것이 상당히 불합리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마카롱이란 음식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기 시작한지가 넉넉하게 쳐도 20년이 되었을까 싶고, 대체로 새로운 음식에 있어 개방적인 층은 ‘어린'사람들이 아니던가? 마카롱만 놓고 보자면 평균적으로는 30대 이상에게 듣는 평 보다 30대 미만에게 듣는 평이 훨씬 신빙성이 있어보이며, '한글'로 '마카롱'을 평가하기에 스무살이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딴지의 대상을 잘못 고르신 것 같다. 굳이 마카롱에...



여자

여자가 평가한 것이 왜 문제가 될까?

젠더와 사회, 문화 문제로 들어가면 너무 민감하기도 하고, 필자의 해당 사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미천하기 때문에 자칫 이야기가 산으로 갈 수 있어 비겁하지만 건드리지 않겠다.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맛을 느끼는 필요와 방식에 대한 성별차이 정도랄까?


여기서도 단맛이 문제가 될 것 같다.  

쓴맛과 냄새는 여성이 남성보다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자는 먹을 만하다고 판단된 동물을 사냥하면 그만이고, 여자는 주위에서 식물을 채집하는데, 사실 동물은 독을 합성하지 않고 거의 모든 독은 식물이 합성합니다. 따라서 여성이 쓴맛과 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일부 여성은 단맛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지만 초콜릿 같은 단것에 빠져드는 것은 항상 여성입니다. - 맛 이야기. 최낙언 -
사춘기에 접어들면 여성은 더욱 쓴맛을 잘 느끼게 되는데요. 특히 임신 중에는 민감도가 가장 높아지는데 이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쓴맛에 더 민감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남성은 단맛에 예민하다고 하네요. -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7483 
“아무리 가볍더라도 몸과 마음에 걸쳐 생리전 증후군을 겪게 한 건 사실입니다. 낮은 세로토닌 농도 때문에 달고 기름진 음식에 대한 욕구를 엄청나게 키운 것도 사실이고요. 생리가 없어도 마찬가지죠.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농도가 내려가니까 세로토닌 농도도 함께 내려갑니다. 계속 단것이 먹고 싶게 되는 것은 저도 어쩔 수 없어요.” - http://kr.brainworld.com/m/media/view.aspx?contIdx=669


여성은 대체로 남성보다 단맛을 좋아한다고 인식되어 있고, 실제로 단 맛을 더 좋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단 맛을 주력으로 하는 디저트나 간식류의 핵심 타겟은 당연히 여성이며, 달지 않거나 써서 여성에게 인기없는 음식을 제조하는 회사들은 본래보다 달게 만든 버전을 출시해서 시장을 넓히려 한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메뉴 결정권이 거의 여성이나 아이들에게 있다 보니 단 맛을 점점 강조할 수밖에 없고, 여성이 좋아할만한 단정한 음식점에서는 무엇을 먹든 살짝 달다 싶은 간이 되어있다.


이러한 추세속에서 살다 보니, 단맛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외식꺼리의 맛이 점점 너무나 달게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소셜미디어에서 음식에 대한 컨텐츠를 만드는 사용자들은 아주 큰 비율로 여성이다 보니, 그 평을 보고 맛있다고 해서 먹어보니 너무 달았던 경험이 반복되었다면 여성의 맛 평가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여성들도 제각기 단 맛에 대한 호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원래 단 것을 먹어놓고 너무 안달아서 좋았달지, 원래 단 건데 너무 달다고 싫어한달지 뭐 그런 도통 알 수 없는 평가가 난무하기도 하고 사실 다 비슷한 맛인데 예뻐서 맛있다고 하는 경우도 꽤 있어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화일 뿐, 한 명의 여성이 작성한 평가에 대고 여성을 싸잡아 불신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납득이 힘든 일이며, 필자의 주변에는 달달한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남성과 맵지않은 떡볶이를 좋아하는 남성과 젤리와 초콜렛, 마카롱을 좋아하는 남성 등이 즐비하단 말이다.  



이런거


이런 것이 무엇일까?

마카롱에 대한 아티클은 브런치에서 작성되었다. 독자는 브런치를 통해 직접 유입되거나 페이스북을 통해 유입되거나, 검색어를 통해 유입되었을 것이다. 어떤 플랫폼을 통했든간에 제목에서 마카롱에 대해 다룬다는 정보를 명확히 했으므로, 독자는 세 가지 상황에서 글을 읽기로 마음 먹었을 수 있겠다.


1. 마카롱에 관심이 많고 어느 가게 마카롱이 맛있는지 궁금하다  
2.  마카롱을 좋아해서 많이 맛보았고, 그에 대한 정보도 많이 가지고 있어 본인이 가진 정보와 아티클이 주는 정보를 비교해보고 싶다.  
3. 마카롱에 큰 관심은 없지만 주변에서 마카롱 마카롱 거리는 것을 들은 바가 있어 대체 그게 뭐 어떤 건지, 무슨 내용이 있는 글인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독자는 1, 2번에 해당될 것이고 아주 소수 3번이 있을 수 있겠다.


해당 아티클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니, 서서히 다른 부류의 독자가 생기고 있다.
4. 마카롱 제조나 판매에 관련이 있어 마카롱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다른 마카롱을 홍보하고자 한다.


댓글을 쓴 이는 위 4가지 독자 중 어느 부류에 해당될까?

1번은 아닐 것이다. 본인이 가지지 못한 정보를 꽤나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으니 정보 취득의 목적을 이루면 된다.

2번은 가능성이 있다. 본인이 알고 있는 정보와 아티클의 정보가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판의 방식이 잘못되었다. 마카롱은 그렇게 판단해서는 안된다거나, 어떤 마카롱이 더 맛이 있으니 그것을 먹어보고 다시 평가하라거나 했어야 한다.

3번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마카롱이라는 음식을 소비하는 부류 자체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일듯 하다. 역시나 뭔말인지 공감도 안가고 마카롱따위를 먹으며 맛있다고 하다니 너같은 부류의 평가는 믿지 않겠어! 하는 태도다.

4번인 경우에도 필자가 언급한 마카롱 가게들과 원수를 졌거나 지각이 몹시 없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본인이 추천하고자 하는 마카롱을 더욱 긍정적이게 어필하면 될 일이지 필자의 평가를 그런 식으로 무시할 필요가 없다.



아티클은 마카롱의 역사와 필자의 마카롱 섭취 역사, 그리고 요즘 시중에서 맛 볼 수 있는 마카롱 중 언급할만 하다 싶은 것들에 대한 평가로 이루어져있다. 이는 개인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있는 “오늘 00에 가서 00마카롱을 먹었어요. 날씨가 정말 구렸는데 마카롱을 먹으니 기부니가 좋아요"와 같은 단발성 컨텐츠나 맛집 소개 어플에 있는 음식점 리뷰와는 형식과 내용을 달리한다. 잡지나 기사의 글 형태가 좀 더 비슷하다 하겠고, 그래서 브런치에 발행을 했다.


‘이런 것’이 브런치에 있는 글이라면, 해당 댓글러는 브런치의 글을 불신하는 것일까? 아니면 브런치에 있는 음식 평가 글을 불신하는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그저 누군가 음식을 평가한 글이라면 대체로 불신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마카롱 가게 홍보중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랬다면 신성한 브런치에서 장사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나았을 텐데 말이다.


이 부분은 논리적으로 추론이 잘 안되는 부분이라 결론을 내기가 힘들다. 브런치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필자와 독자의 느낌이라는 것이 있는데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아서 말이다. 이는 브런치 서비스 운영자들도 알고 있어야 될 부분인듯 하다. 적어도 브런치에 와서 글을 쓰는 필자들은 이런 류의 피드백을 상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낯선 방식의 댓글 덕분에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공부했다.

앞으로도 맛픽에서 많은 평가와 평가에 대한 반응을 유도하고 접하게 될 텐데, 어떤 사용자들의 평가가 어떤 사용자들과 fit이 맞을지, 어떤 방식의 평가를 설계해주어야 할지, 어떤 내용의 평가가 우리가 생각한 타겟에게 유용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맛을 본인이나 타인에게 설명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맛은 절대성의 세계가 아니라 상대성의 세계에 있기 때문에 누군가의 평에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으려면 기준과 근거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음식을 만드는 교육은 받았지만 맛을 느끼고 표현하고 평가하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최근에 들어서야 미디어에서 맛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서 아직 모두가 실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훈련이 필요하다.


특정 음식에 대한 부심(평양냉면, 커피, 와인 등등)과 섭취법칙이 팽배한다든지, 무조건적으로 단맛을 배척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무 음식이나 자극적이면 좋아하는 수준과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어떤 맛이 좋은 맛인가에 대한 고뇌를 통한 각자의 철학과 취향이 건강하게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전제되었으면 하는 것은 미식의 가치는 행복에 있지 건강에 있지 않다는 것. 건강할 양이면 탄단지 잘 섞어서 쉐이크 해 먹는게 최고다. 적어도 맛픽에서는 '유기농이라 맛있음' 이런건 안하고싶다.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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