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쑥뜸의 고통과 치유

일침이구삼약

by Loche Feb 16. 2025
아래로


일침이구삼약이란 말이 있다. 첫째가 침이고 둘째가 구(뜸), 셋째가 약. 침은 잘 쓰면 부작용이 없고 치유의 효과가 강력하다. 뜸은 꾸준히 뜨면 무병장수한다. 면역과 염증 계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약은 침과 뜸으로 해결안되는 것이 있을 때 사용하며 대신 부작용이 수반된다. 부작용 없는 약은 없고 약은 사용하면 할수록 자체 면역력이 저하되고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 약을 쓰는 것은 이것저것 다 해봐도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하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약을 일체 안먹은지 15년은 된 것 같다. 백신도 맞지 않았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 며칠 간격으로 돌아가면서 급성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치료받느라 심한 고생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면역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침뜸과 동양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직접 공부도 해보고 나와 아이들이 아플 때 잘하는 침구사에 데려가 침을 놓아보고 또 내가 놓기도 하면서 침술의 강력한 치유효과를 직접 목격했다. 뜸의 효과는 내 몸을 대상으로 시험해본 결과 그 탁월한 치유의 효과를 직접 경험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몸이 아프지 않을 때는 그 감사함을 모르고 지내다가 막상 몸이 아파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면 그제서야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여러 방법을 알아보게 된다. 면역력을 저하시키지 않는 부작용 없는 치유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침뜸만 있는게 아니라 여러 대체 요법이 있고 카이로프랙틱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마사지도 몸에 이롭다.


 직접 놓기 힘드니 잘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치료비를 내야하고, 마사지도 받으면 참 좋지만 이 역시 비용이 적지 않게 들어간다. 왠만큼 부자가 아닌한 한국에서 자주 마사지를 받기는 쉽지 않다. 마시지를 잘하고 해주기 좋아하는 연인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그런 인연을 만나려면 천운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뜸은 뜸자리만 알면 직접 뜰 수 있고, 몸의 뒷판은 가족에게 뜨게 하면 된다. 뒷판을 안뜨고 앞판만 뜨더라도 건강 유지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다른 방법들과는 달리 비용이 사실상 안들어간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 뜰 수 있어서 외국 여행 중에도 뜸쑥과 점화장치를 가져가서 직접 뜸을 뜨곤 한다.


나는 한 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삼종 세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치유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전립선이 부어서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이다. 이는 완치는 어렵고 평생 관리해야하는 만성질환인 것 같다. 전립선이 커지게 되면 일상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 심할 때는 한시간만 지나도 요의를 느껴서 화장실을 가고 싶어지고, 밤에 자다가도 소변이 마려워서 두세시간만에 잠에서 깨어 화장실을 다녀와야되서 잠을 제대로 못자는 문제도 심각했다.


침뜸 공부를 시작할 당시에 이미 나는 그런 나의 전립선 문제를 알고 있었기에, 전립선 치유와 관련된 혈자리는 어디일까 알아보다가 발목 안쪽 세 치 위의 '삼음교' 혈이 연관성이 있을 것 같아보여서 그곳에 뜸을 뜨기 시작하였다. 누가 알려준 혈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침을 주로 놓았다. 직접 침을 놓곤 했고, 한 때는 살아있는 벌을 구해서 핀셋으로 벌을 잡고 벌침을 놓아보기도 하였다. 벌침은 매우 고통스러웠고 벌을 사서 결국에는 벌이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것도 마음 괴로운 일이었다. 암튼 효과는 아주 좋았지만 언젠가부터는 삼음교혈에 침과 벌침보다는 뜸을 뜨기 시작하였고 그 효과도 상당히 좋았다. 한시간에 한번씩 가던 화장실을 네 시간 이상 안가도 괜찮을 정도가 되었고, 잠도 8시간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뜸을 일상적으로 뜨다가 몸이 정상화가 되니 2년 정도 뜸을 뜨지 않고 지냈고 전립선은 다시 예전 상태보다 더 부어올랐음을 직장 종합 건강검진을 가서 전립선 초음파를 찍어보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 다시 뜸을 종종 뜨기 시작했고, 1년 뒤에 검진에서 초음파를 찍어보니 전립선이 다시 작아졌음을 내 눈으로 보면서 역시 뜸이 탁월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진단하는 의사에게도 이게 뜸의 효과라고 말하니 의사도 달리 부정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다시 뜸을 잊어먹고 지냈다. 몸이 이상 없고 바쁘게 살다 보면 뜸 뜨는 것도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서히 전립선이 부어오르고 있음이 느껴지고 다시 삼음교에 뜸을 뜨면서 오늘부터는 그 외의 주요 혈자리에도 뜸을 뜨기 시작했다. 무릎 세 치 아래의 '족삼리'혈과 팔꿈치 사이의 혈, 그리고 배꼽 서너 치 아래의 혈에도 뜸을 뜨기 시작했다.


뜸을 뜨는 것은 고통스럽다. 나는 간접구가 아닌 직접구를 뜬다. 쑥뜸과 피부 사에 뭔가를 대지 않고 피부 위에 쑥을 올려놓고 뜸지기로 점화해서 쑥이 타들어내려가다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는다. 안 뜨다가 뜨는 첫 뜸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그 자리에 계속 뜨는 두 번째, 세 번째 뜸은 첫뜸보다는 덜 고통스럽다. 쑥뜸의 뜨거운 열기가 혈을 통해서 그 즉시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삼음교 혈을 통해서 생식기까지 바로 짜릿한 전기 자극이 느껴진다. 그리고 점점 일상생활이 편해진다. 소변 주기도 점점 길어지고 몸이 편안해진다.


만약에 내가 뜸을 몰랐다면, 남들처럼 외과적인 수술이나 전립선 약을 복용했다면 내 몸은 지금보다 많이 안 좋아졌을 것이고 비가역적인 성기능의 저하도 피할 수 없것이다. 하지만 뜸 덕분에 현대의학에 의존하지 않고 내 몸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뜸의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뜨거운 뜸의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내 몸의 면역력을 활성화시켜서 깨어나게 하고 염증을 치유한다. 시작은 고통이지만 곧이어 후속 느낌은 짜릿한 쾌감이 느껴진다.


침도 맞는 순간은 고통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참으면 몸의 면역력은 활성화된다. 침뜸의 효과를 믿고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내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이는 외모도 중요하지만 내 몸의 만성질환을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뜸을 꺼려하는 주된 이유는 피부의 작은 화상이다. 하지만 내 몸의 질환이 만성적으로 심각하다면 어떻게든 치유를 먼저 하고 볼 일이다.


품격 있는 사람의 매력이란 피부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에 있다. 피부에 조금 흠이 간다고 해서 자신의 겉보기 매력이 떨어질까 봐 걱정하기보다는 몸부터 고쳐놓고 내면의 매력을 더 키워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사기는 탐욕의 연인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