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FAC Aug 17. 2020

휴일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3일의 연휴

8/17일이 대체공휴일이라서 지금 월요일이지만

여유롭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주말을 꽉 차게 조카들이랑 보내게 돼서 사실 휴식보다는 놀아주느라 에너지를 꽤나 소진해서 그런지 굉장히 피곤하다. 그래서 일단 집에서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집에 있으면 마음대로 쉬지도 못하는 느낌이 든다.


우선 나왔는데 기름이 없어서 얼른 주유소를 갔는데

얼마나 도망치듯이 나왔으면 지갑도 두고 나왔다.

그래서 다시 쏜살같이 가서 지갑을 들고 나와서 주유소 도착. 5만 원 가득 넣고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가 반가워서 세차까지 마쳤다. 역시 세차를 하니 내 기분까지 뭔가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향했다. 앞에 주차자리가 없어서 뒤쪽 골목에 주차를 하고

도착해서 내가 항상 앉는 자리에 앉았다. 쿠폰 개수가 꽤나 모여서 8개나 모았다. 예전의 에너지라면 서울 아니 어디든 갈 힘이 있었는데 요즘엔 그렇게까지는 무리다. 30분 내외로 확 반경이 줄어들었다.


지금 그날이라 그런지 허리가 계속 아파서 더 피곤하고 잠도 설치는 듯하다. 호르몬의 영향일까 아니면 그냥 진짜 짜증 나는 것일까 헷갈리는 적이 많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텐데 오늘까지는 즐기자.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오늘을 보내고 싶었다. 카페에 들고 나온 것은 

블루투스 키보드, 노트, 그리고 책 한 권. 이 중 뭐에 집중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오자마자 내 손에 들려있는 건 키보드다. 여기에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 내 취향의 잔잔한 감상적인 음악.


어서 빨리 이사를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뭔가 이 동네에서 벗어나서 다른 곳에 가고 싶다. 

지금 온 카페에서 다소 실망한 점은 크로플이 솔드 아웃돼서 먹을 수 없다는 점.

여기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조용하고 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이긴 하지만 그러다가 배고플 때 먹을 수 있는

크로플이 있어서인데 그게 없다니... 다소 서글프다.

오늘의 위로 예정이었던 크로플이었는데. 


굉장히 감정적인 하루가 가고 있다.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내가 계획한 것들이 안 지켜질 때 우울감이 밀려온다. 그럴 때 참 나 자신이 주체가 안돼서 남자 친구,

가족들에게 그게 가게 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조카들을 보면 너무 예쁜데, 오랜 시간 있다 보면 내 시간이 절실해진다. 엄마가 되면 어떨까? 이런 순간들에 느끼는 게 과연 내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도시에 살면 이렇듯 치어 살게 된다.


여자는 어쩌면 참 pain in the ass일 때가 있다.

나도 여자고 나쁘게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좀처럼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게 여자라는 생명체인 것 같다. 기분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하고, 모두 원하는 게 다 다르다. 가끔 원하는 게 뭔지 모를 때는 그냥 짜증이 난다. 알아줬으면 좋겠고 어리광 부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남들보다 더 좋은걸 했으면 좋겠고 이쁜 걸 좋아한다.

돈을 쓰려면 사실 한계란 없다. 없어서 안 쓰는 것뿐.


사람들은 반복되는 일상에 물려서 일탈을 하고는 한다.

돌연 회사를 때려치우고 세계 여행을 한다거나,

어쩌면 내게 비워내기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항상 너무 많은 계획들? 을 세우다가 내 에너지를 거기 써버리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계획을 안 세웠으면 그런

에너지 소모가 없지 않을까? 가끔 내가 에너지가 많은 건지 욕심이 많은 건지 헷갈리기도 한다.


집에서 침대에 누워서 하루 종일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왔다 갔다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우울해진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이내믹한 삶을 살거나, 이벤트가 가득하거나 아니면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며 산다.

그걸 보고 나면 뭔가 헛헛함이 남는다.


요즘 들어 옛날 아니 2~3년 전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요즘 예전만큼 사진을 많이 찍지 않는 이유는 사진 속 내가 행복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표정은 아주 정직해서 당시의 표정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표현해낸다. 더군다나 연기 및 가식을 참 어려워하는 나에게는 사진기 앞에 섰을 때 망부석처럼 굳어버리는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자신감 때문일까? 아니면 뭘까? 글쎄다.


지금 격변의 호르몬 영향을 겪고 있는 나는 다소 공격적이고 충동적이다. 예민하고 짜증이 나면서 감성적이다.

그냥 진짜 멀리 여행을 떠나면  해소될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니까 미치겠다. 하루빨리  잠잠해져서 여행을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여행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점쟁이가 5월은 좋지 않다는 소리와 올해는 여행  일이 없다는 말이 갑자기 와 닿아서 소름이 돋는다. 어쩌면 열심히 다녔던 게 다행이기도 하면서. 얼른 열심히 모아놔서 저축의 재미라도 보면서 살아야겠다.

오늘의 에세이를 마친다.





매거진의 이전글 습관의 중요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