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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Jan 31. 2021

지금 내 삶에 감사하기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지금으로 충분하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비극과 힘듬의 시간이 왔다 가고 나서야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얼마 전 대상 포진을 약 2달 동안 앓았다.

대상 포진을 앓는 동안에 정말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죽기보다 힘들었다.

나의 몸뚱이 하나도 건사하기가 그렇게 힘들 수가 없었다.

몸의 일부를 정말 떨어뜨려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프지만 할 수 있는 건 진통제와 무통주사를 맞는 것뿐이었다.

나 자신이 고스란히 그 아픔을 견디고 참아내는 것뿐.


그렇게 대상 포진을 앓는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온 정신과 육체가 대상 포진이 발생한 그 부위에 집중되었다.

모든 세포들이 다 그곳에 가서 에너지를 쏟느라 몸안의 혈액순환 조차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기도했다. 제발 이것만 낫게 해 달라고, 그러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고.

정말 아주 날카롭고 얇은 면도칼이 내 몸위를 긁어내리는 기분이 24시간 내내

계속되는 느낌이다. 

옷이나 이불이 몸 위에 닿았을 때 그 고통은 극대화되었다.

등과 가슴을 연결하는 부위에 발생했기 때문에 한동안 눕지도, 자지도 못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가장 좋아하는, 그리고 가장 필요로 하는 잠을 자지 못하니 정말 고통스러웠다.


잠이 없으니 하루가 지난 개념도 없어졌고, 

집중력은 온 사방으로 흩어졌다. 몸안의 에너지를 도난당한 것처럼 어디로 갔는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여줄 수 있을까 하는 희망에 피부과, 통증의학과를 연신 왔다 갔다 하면서

주사와 약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얼굴에서 웃음끼가 점점 사라졌고, 웃어도 웃는 게 아니었다.


괜찮다가도 문득문득 쿡 하면서 통증이 느껴지면 기분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심지어 욕을 하지 않는 나도, 속으로 욕이 나올 정도였다)

아픔을 참아내는 것의 고통이 이런 것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전에도 아픈 적은 종종 있지만 이런 무서운 고통은 생전 처음이었다.

아프면 아무것도 소용없겠구나 라는 것을 생생하게 느꼈다.


계속해서 유튜브와 인터넷으로 어떻게 하면 증상이 빨리 개선이 될 수 있는지 찾아보았다.

오래 지속되면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다는 말에 빨리 쉬어서 면역을 높여서 나을 수 있게

정말 최대한 쉬었다. 

집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쉬었고 회사에도 양해를 구했다.

식탐 넘치는 나도 식욕이 뚝 떨어졌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며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어느새부턴가 통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통증이 가려움으로 바뀌고 나서 딱 두 달째 통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컨디션이 확 좋아져서 너무나 행복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달님, 하나님께 기도했던 음성이 들렸던 것일까?

정말 감사하고, 하루를 이렇게 온전히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복이고 감사하다는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또, 무리하지 말고 건강한 삶을 살자라는 가치관도 추가되었다. 

오늘도 하루를 온전히 살아낼 수 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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