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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취중진담 12화

취중진담

by 로그모리

삶은 질문으로 가득하다.


철학은 질문하는 학문이고,

예술가는 질문하는 자 라고 한다.


철학과 예술은 어렵게 다가오고,

질문은 쉬운 듯 혼란하다.


우리는 왜 묻고 싶고,

알고 싶어 지는가.


왜 알수록 더 모르겠고,

막막할수록 또렷해지는지.



스스로에게,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왔다.


도통 정해진 것 없이 흘러가는

쌓여만 가는 시간들은 더욱 깊어졌다.


잊으려 애써보기도 했다.

몸을, 마음을 소진하도록 몰아세웠다.


어쩜 떨쳐내려 하는 것은

아주 작은 틈도 비집고 나타나는지.


노력할수록 더 깊은 질문으로 다듬어져

다시 내 앞을 막아섰다.


답 할 수 없는 질문의 세례는

또 다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 시간들을

배우며 살아간다.


배움은 끝이 없고,

깨달음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의문과 질문이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지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한다.


알면 알수록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보이면 보일수록 모르는 것이 쌓인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은 반복된다.

언제나 깨닫고, 언제나 알 수 없다.


어쩌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를 마주 볼 수 있지 않을까.



과거의 나,

현재의 나,

앞으로의 나.


나라는 존재로서 동일할 수 있으나,

아마 그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멈추어진 것이라면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흐르는 것을

억지로 붙잡을 수는 없다.


흐르는 것을 붙잡는 순간

멈춰버린다.


결국 우리의 삶은 흐를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매 순간이 변화와 함께 하리라.



나는 어떤 순간은 멈추고자 한다.

또한 어떤 순간은 그대로 흐르기를 바란다.


스스로 정할 수 없으나,

스스로 정할 수 있다.


이렇게 표현하면서도 함께 한다.

나는 결정하였고, 질문한다.


멈추는 순간까지 질문할 수 있기를,

쌓이는 시간들은 치열하고 평안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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