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무서워지는 때가 있다.
'선생님 말이 무서워요 타기 싫어요'
'어우 코치님 말 왜 이래요. 원래 이렇게 높았어요?'
승마를 하면 신기하게도 꼭 한 번씩
이런 순간이 찾아온다.
나도 그랬고, 너도 그렇고
우리는 다 느낀다.
무지할 때, 잘 모를 때는 용감하다.
두려움이 생길 리 없다.
그저 새로움에 신나고 설렌다.
아이처럼 그저 즐거울 뿐.
멈칫하게 되고, 두려워지는 순간.
내가 조금 더 알게 되었을 때.
무언가를 바라보고, 알게 된다는 건
깊어짐과 동시에 두려워지는 일이다.
나는 이럴 때 도움이 되었던 말이 있다.
'너두? 야 나두.'
지금도 많이 하는 표현이다.
갑자기 말이 무서워진 이에게 말한다.
무심한 듯,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중요하다)
"원래 한 번씩 다 와요. 저도 그랬어요."
'어떻게 했어요?'
"다리가 후들거리게 타면 됩니다 :)"
사실, 그렇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두려움은 작지 않았다.
원하지 않는 긴장의 연속.
내 몸도, 마음도 제멋대로 경련한다.
많은 조언을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떤 말도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단 한 마디가 꽂혀서, 이겨냈다.
'어 그거 원래 그래. 원래 어려운 거야.'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원래 그런 것이다.
나 역시도 아직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있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공황이 오는 순간이.
두려움이 엄습할 때면 나는 스스로 말한다.
'그거 원래 그래. 그냥 넘겨.'
때때로 나의 트라우마에 대해 알게 된 사람들이 말한다.
'왜 그러고 있어? 당연히 이러저러해야지'
언젠가의 나도 그런 말을 한 적 있던 것 같다.
이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 지 느낀 후, 꽤 오래 반성했다.
승마를 접하고, 레슨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두려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경험이다.
이내 이겨낼 수 있는 두려움의 경험이
나를 보다 유연하게 만들었다.
그냥, 그런 것이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가장 먼저 가슴이 답답해지고 감정이 격해진다.
단순하게 한 마디만 건네보자.
'원래 그래. 그런 거야, 그냥.'
두렵다는 건, 그만큼 깊어진다는 얘기다.
일종의 챌린지라 생각한다.
"너, 더 알고 싶어? 더 깊어질 거야?"
모든 개개인,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두려움을 직시하는 건
그 자체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나의 약점, 예민한 부분.
나도 모르던 나의 모습, 의외의 용기.
두려울 때면 스스로 말한다.
'어 그거 원래 그래. 원래 어려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