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께 한 말씀 드리자면

by 강지영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다 서로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그 나름의 불행을 안고 있는 법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지금부터 내가 글을 쓰려고 하는 내용과 관련지어 이를 패러디해 보면,


"공부 잘하는 학생은 모두가 다 서로 비슷하지만,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제각기 그 나름의 이유를 안고 있는 법이다."


나는 오랜동안 초등교사 생활을 했고, 두 자녀의 학부모였다. 이를 바탕으로 공부를 잘하기 위한 방법 또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첫째,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방 안의 환기, 온도와 습도 조절. 집안의 분위기. 공부하는 분위기. 엄마는 드라마 보고,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하면 안 되잖은가. 예전에 엄마 아빠를 그리라고 했더니, 어떤 아이는 엄마가 낮잠 자는 모습이라고 했고, 어떤 아이는 엄마가 드라마 보는 장면이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비치는 부모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정신이 번쩍 드는 대목이다.


둘째, 아침 식사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초등학생들 중에는 아침 식사를 거르고 오는 경우가 많았다. 먹는다고 해도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먹고 오는 경우, 혹은 빵으로 먹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배탈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지 않는가. 밥과 국이 있는 아침 식사, 나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밥이 중요한 이유는 반찬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고른 영양 섭취가 성장기에 얼마나 중요한가. 아침식사를 잘해야 뇌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아침 식사를 안 하면 뇌는 '오, 우리 주인이 아직도 자는가 보다.'하고 뇌활동을 안 한다고 한다. 당연히 공부가 잘 안 되는 거다.


셋째, 아이들이 공부에 눈을 뜰 때는 '각기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봄이 되어 꽃이 필 때에도 꽃의 종류에 따라 피는 시기가 다르다. 심지어는 같은 줄기에서도 꽃이 피는 시기도 크기도 다르다. 그럴 진대 우리 아이들도 공부에 눈을 뜨는 시기가 다르다. 어떤 아이는 일찍 깨우치고, 어떤 아이는 조금 늦게 깨우친다. 그때까지 기다리고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넷째, 아이들 앞에서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여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선생님을 믿고 자기 선생님이 최고인 줄 알고 따른다. 자녀가 있는 데에서 선생님의 험담을 하거나 불평불만을 얘기하면 자녀는 선생님을 깔보고 공부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게 된다. 만일 선생님에 대한 불만이 있거나 교육방법에 대한 문의가 있으면 면담이나 상담을 통하여 해결하도록 한다.


다섯째, 사교육은 어디까지나 사교육이지, 공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에 대한 학력면이나 생활 태도, 성격 등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입시 정보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이걸 활용하기를 권한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이 학원이 좋다 하면 바로 그 학원으로 옮기고, 이 과외 선생님이 좋다고 하더라 하면 바로 과외를 바꾸고, 이러다 보면 학생에게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신중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다. 한마디로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 바탕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우선이다.


끝으로, 이것은 초등 저학년에 해당하는 말이다. 학부모가 돈을 벌고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가 뭔가. 무엇보다도 학부모라면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서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데, 초등 저학년 자녀가 학교 적응도 잘 못하고 한글도 잘 모르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맞벌이하느라고 자녀를 학원에나 보내고 남에게 맡기다가 학교 부적응을 초래하게 되면 그 후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든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내가 초등 현장에 있을 때, 그런 학부모를 여럿 보았다. 흔히 공부도 때가 있다고 한다. 그때를 놓치면 더 큰 수고를 감내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대하여는 누구나 한 마디쯤은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교육은 중요하고, 관심도 크고, 문제점도 많습니다.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고, 학생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저의 이 말들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한 가지라도 도움이 되는 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면서 이만!(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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