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하자

by 강지영

엊그제 동생의 학교에 갔다. 내 동생은 서울의 모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다. 새 학년이 되어서 교실을 옮기게 되었다. 교실 정리를 도우러 간 거였다. 교실에 있는 학생의 책상을 세어 보니, 32개나 되었다. 옆 교실도 세어 보니 31개였다. 3월 2일, 저 교실에 아이들이 앉아 있을 것을 생각하니 숨이 턱 막혔다. 교사도 아이들도 얼마나 힘들지 상상했다. 자연스레 작년의 우리 반 교실이 떠올랐다.


지난해, 나는 인천의 모 초등학교 2학년 담임 교사였다. 내가 맡은 학급의 학생 수는 25명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학년은 부분적으로 등교를 하고, 1학년과 2학년은 전면 등교를 했다. 2020년도의 온라인 수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 교육부는, 2021년도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전면 등교를 내세웠다. 주변에서 가끔 확진자가 나와서 관련된 학생들은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다. 어느 날은 10명 가까이 자가격리를 하기도 했다. 15명을 데리고 수업을 하는데, 얼마나 화기애애했는지 모른다. 싸우는 학생도 없고, 수업 시간에도 딴짓하는 학생들이 없었다. 사방 좌우를 둘러봐도 잡담을 나눌 친구가 없었다. 평소에는 대화를 나누지 못한 학생과도 나는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25명이 있는 교실에서 열 자리나 비니까 자동적으로 거리두기도 잘 되었다. 아이들과 종이접기를 할 때도 설명하기도 좋았다. 학습내용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도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었다. 아이들도 차분하게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자가격리를 하는 학생을 위해서 과제학습을 내주기도 하고, 영상자료를 찾아 온라인 학급방에 올리기도 했다. 그렇게 1년을 보냈다.


최근 보도를 보니까, 3월 중 등교를 앞두고 교육부와 학교와 학부모가 고심 중이다. 교육부는 전면 등교를 원칙으로 하고 학교의 재량에 따라 부분 등교를 허용한다는 방침으로 가닥을 잡아간다. 전면 등교 시에 자가격리를 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에는 교실의 수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가정으로 송출하라는 지시가 있는 교육청도 있는 모양이다. 교실에 있는 아이들과 가정에 있는 아이들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수업을 하라니, 교실 현장을 너무도 모르는 사람들의 발상이다. 수업과 동시에 촬영까지 도맡아야 하니, 교사의 고충을 생각하면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려면 촬영 보조자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잖아도 교실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수업 내용 이외에도 교사는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습내용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이 있는지 살펴서 도와줘야 한다. 주변 친구와 잡담하는 학생에게 주의를 줘야 한다. 싸우는 학생을 말려야 한다. 학습준비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학생에게 준비물도 챙겨줘야 한다. 아픈 아이를 살피고 보건실에 보내거나 학부모에게 전화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교실 수업 시간에 얼마나 많은 돌발 상황이 생기는지 모른다. 그런 교실 상황에서 어찌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실시간으로 하라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교실 상황에서 나는 지난 1년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수업보다는 아이들 관리하느라 나의 에너지를 거의 쏟아부었다. 차분히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에게는 나의 손길이 닿지 못했다. 제한된 나의 에너지는 주로 몇몇 학생에게 집중되었다. 내가 조금만 눈길을 주지 않으면, 싸우고 때리고 소란스럽고. 그런 학생 관리하느라 제대로 된 교육활동을 하지 못했다. 학생이 20명만 되었어도 교사나 학생이나 학교생활이 무난했을 텐데...

그래서 제안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법제화할 것을 요청한다. 초등학교 전체 학급을 할 수가 없다면,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만이라도 20명 이하로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학년은 부분 등교를 했고 초등학교 저학년은 전면 등교를 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자. 가정학습을 제대로 하기 어렵고, 교사의 손길이 많이 가기 때문에 전면 등교를 하게 한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전면 등교를 했던 것이,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해야 하는 이유로 증명된 것이다. 학교에 드는 여러 예산을 아껴서라도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학생도 교사도 행복한 교실이 될 수 있다. 물론 이것만이 행복한 교실을 위한 필수요건은 아니겠지만, 학급당 학생수 줄이기는 행복한 교실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때로 학교 밖의 어떤 이들은, 옛날에는 한 반에 60명도 있었어. 지금 30명이 뭐가 힘들다고 그래, 하면서 교사들의 고충을 외면한다. 아니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맞다. 지금 내 책상 위에 2001년 현장학습 사진이 놓여 있다. 학생수를 세어 보니 45명이다. 45명의 학생수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20년의 세월은 흘렀다. 이젠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도 많이 높아졌다. 선진국의 문턱에 거의 다 진입했다고들 한다. 옛날의 수업방식과 오늘날의 수업방식도 많이 달라졌다. 학생과 학부모가 기대하는 학교교육의 질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나의 제안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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