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봉사단에게 “홈스테이”란

"게스트"에서 "가족 일원" 되기

by Lois Kim 정김경숙

1월 22일, 목요일


평화봉사단원은 파견국에 무조건 홈스테이로 시작하게 되어 있다. 현지인들의 가정집에서 머무는 홈스테이는 해당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단순한 하우징(숙박시설) 제공 이상으로, 현지인과 현지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고 동화되는 과정이라고 한다.


해외여행을 하거나 자녀를 외국에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홈스테이(home stay)”라는 말은 그리 낯설지 않다. “홈스테이(home stay)”란 호텔과 같은 상업적인 숙박시설이 아니라 가정집에 머무는 것을 말하며, 보통 숙식을 제공받는 대가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그런데 평화봉사단의 홈스테이는 목적과 형태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홈스테이와 여러모로 다르다고 한다. 일단 홈스테이를 하는 가정은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지만, 실제 비용을 커버하기에는 “택도 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한다. 봉사단원 각자는 일반 가정집에 1명씩 머무르게 된다. 봉사단원은 독립된 방 하나를 제공받고, 아침, 점심(도시락), 저녁 식사를 제공받는다. 화장실을 포함한 모든 시설은 호스팅 가족과 함께 사용한다.

호스팅 가족들은 외국인을 환대하는 마음과 다양한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며 숙식을 제공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맺는다. 또 커뮤니티(동네)에 자원봉사자를 한 멤버로 소개하며 연결의 끈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내가 곧 파견되는 몬테네그로의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를 받았는데, 우리 부모님 세대의 문화를 많이 닮아 있다. 물론 한국 사회가 빠르게 변한 것처럼, 이곳에서도 젊은 세대의 문화는 기성세대와 달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장유유서가 아주 중요해 집안에서 나이가 많은 어른을 가장 우선시한다.

남녀 성역할이 나뉘어 있어 여자는 부엌일을 전담한다고 한다.

식사를 서빙할 때는 남자(할아버지 혹은 아빠)에게 먼저 한다.

여성 자원봉사자가 남자 자원봉사자를 집으로 초대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음식을 계속, 계속, 계속 권한다. (싫다고 해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도 다르다. 즉, 한 집에 살면 “내 것”이 곧 “우리 것”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등등.


이런 가정에서 살게 될 때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어떤 부분은 요청하고 또 어떤 부분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실제 시나리오를 들어가며 논의했다.


예를 들면,
(1) 자원봉사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피곤해서 자기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경우, 호스팅 가족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2) 호스팅 가족 중 어린아이들이 계속 놀아달라고 떼를 쓰거나 봉사자 방으로 들어와 귀찮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 호스팅 가정에서 준비하는 식사가 파스타나 빵 위주라 밖에서 음식을 사 먹고 싶은 경우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이런 상황들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해결 방법은 여기서도 열린 대화라고 한다. 오픈 마인드로, 편견 없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공손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문화나 습관의 차이라면 받아들이는 쪽을 택하고, 그것이 내 안전과 웰빙을 해칠 수 있을 때는 분명하게 이야기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홈스테이 세션 마지막 부분에서는 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머물게 될 호스팅 가정을 알려주었다. 자원봉사자 각자가 받은 봉투에는 간단한 호스팅 가정 소개가 들어 있었다. 나는 해안가에서 40분 떨어진 작은 동네에 사는 50대 여성이 혼자 사는 가정에 배정되었다. 비슷한 연배여서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오늘도 자원봉사자들과의 1:1 수다는 이어지고 있다.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갈지 직업을 가질지 고민 중에 왔다는 몰리

정치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할지 몰라서 왔다는 엔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와서, 20가지 색색의 펜으로 연신 드로잉을 하는 켈시

알바니아에 와서 아직도 부모님께 문자 한 번 안 했다는 버넷 (아들들은 어딜 가도 다 비슷 ㅠ.ㅠ.)

일본에서도 살아 연신 영어보다 일본어가 먼저 나오는 키간

나와 동갑내기로 스미소니언 박물관 사서를 하다 퇴사하고 온 켈리

참가한 자원봉사자들 사이의 관계를 남녀 작대기로 정리하고 다니는 애니 (어딜 가도 이런 친구는 있다!!

대학교를 마치고 바로와 봉사 기간 동안 GRE 공부를 하겠다며 무거운 책을 한 가방 가득 싣고 온 앨리

등등.


사진

1) 해 뜰 무렵, 아침 일찍 걸어서 50분 거리에 있는 레체성(Lezhë Castle)을 산책하러 갔다.
2) 내가 머물 호스팅 패밀리 소개가 들어 있는 봉투 (두둥~~)

오늘 교육에서는 이번 토요일부터 시작될 평화봉사단의 홈스테이에 대한 소개 시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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