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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 율리시즈 Sep 11. 2019

대주교님, 왜 이러셔요?

런던 율리시즈 - 아침

영국 성공회 저스틴 웰비 대주교가 땅에 엎드려 사죄하고 있다. www.telegraph.co.uk

왜?
영국 성공회의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대주교님은 왜 인도의 뜨거운 땅에 엎드려 사죄를 했을까?

100년 전, 1919년 우리나라에서 삼일절 만세운동이 방방곡곡 퍼지던 바로 그해, 펀잡 주의 암리짜(Amritsar)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영국 식민당국에 대항해 평화로운 시위를 하였다. 이유는 인도 독립운동가들을 식민지 당국이 이유없이 체포한데 항의한 것이었다. 이 시위엔 힌두교도들도 있었고 무슬림교도들도 있었다. 터번을 쓴 시크교도들도 참가하였고 많지 않은 인도 그리스도교 신자들까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정의(justice)'앞에선 종교적 교리차이가 사라지고 모두가 하나로 거대하게 통합되는 이변을 낳은 시위였다. 그러나, 규모가 커진 이 시위대가 폭동으로 번질 우려로 지레짐작한 레지날드 다이어(Reginald Dyer) 장군 휘하의 영국군은 시위대에 발포하여 무려 379명의 시민들을  학살했고 1200여명의 부상자를 내었다. 영국의 인도 식민통치사상 가장 부끄럽고 잔인하고 어이없는 학살이었다.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100년전 이곳 학살의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시위대의 피로 얼룩졌을 학살의 땅에 엎드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Christ)”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였다. 덧붙여, "그날 학살당한 자들, 부상자들, 그리고 살아남은 유족들 영혼의 통곡소리가 이 기념비들에서 터져나오며, 권력과 그 권력의 남용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경고한다(The souls of those who were killed or wounded, of the bereaved, cry out to us from these stones and warn us about power and the misuse of power)" 라고 하였다.

이 아픈 역사적 사실에서 우리 모두에게 주는 교훈은 역사적 진실(truth)을 왜곡말고 직시하며 뼈아프게 되새기고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그래야만이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는 것을 사전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최어지는 일본당국자들의 행동을 비교해보면 얼마나 일본정부가 몽매한 행위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있고, 약자를 위하고 보호해야 할 권력(Power)이 되어야 할 이 '성스러운(sacred)' 권력을 가진 자들과, 특히  그들의 권력남용(misuse)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웰비 대주교는 마지막으로 이 부끄러운 학살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우리 모두 크나 큰 책임이 있는데 이것은 그냥 슬퍼하지만 말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잔인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우리 '행동자체를 바꾸는 것(a way that changes our actions)이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런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그래서 우리 스스로 일깨워 권력을 쥔 자들의 권력남용을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직 못 깨닫고 있는 지몽매 일본정부가 언젠가 부끄러워 할 지혜와 행동을 보여줄 때 아닐까? '죽창가'를 꽥꽥 부르기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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