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질감

투덜거리기

by 두지

일요일이었던 어제와

월요일이었던 오늘은 질감이 너무 다르다.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침대에 누워 눈을 꿈뻑꿈뻑 뜨고 있다 시간을 보면 저녁 6시, 다시 누워있다 시간을 보면 저녁 7시, 그랬는데.

월요일인 오늘은.

출근을 하고

결재를 받기 위해 팀장을 찾아다니고

회의를 하고

업무 요청을 하고

행사에 참석하고

서류 작업을 하고

외부 관계자와 통화를 하고

관련 서류를 받고

보고를 하고

타팀과 논의를 하고

타팀과 또 다른 논의를 하고

시계를 봤더니 6시 5분이더라.

그리고 퇴근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하고

야채 가게에 들린 후

호떡 하나를 사서 집에 와서 씻고 밥을 먹고 침대에 누워 시계를 보니 9시 5분.


어제는 텅 빈 도화지 같은 하루였다면

오늘은

5살 아이가 도화지에 크레용으로 그려놓은 알 수 없고 어지러운 형태의 무언가.. 초코우유 몇 방울도 뭍어있고 말이지..


월요일과 일요일 중 어느 날이 좋은가,

라고 물으면 당연 일요일이지만,

되돌아보면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오늘 꼭 끝내야 하는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닌) 일 때문에

불안의 씨가 가슴 속에 꽁 하니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처럼 지펴지고 있었다.

월요일 근무시간이 지나고 퇴근을 한 지금은 그 불씨가 깡그리 사라졌다. 일을 해치웠거든.

그렇다고 월요일이 더 좋으냐?

그건 당연 아니지..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화수목금 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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