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퇴근 후에 9시부 유도를 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심심해서 인스타를 켰는데 규원이의 팔로우 요청이 와있었다. 상당히 놀랐지만 기분이 매우 좋았다. 다가가기에 너무나도 어려워보여서 벽이 느껴졌었는데, 먼저 팔로우 요청을 해주다니! 무언가 어려운 게임에서 미션을 클리어 한 기분이었다.
인스타그램 메신저가 있으니 규원이와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다. 그리고 배드민턴 단톡에 초대가 되었는데, 규원이가 나를 친구로 먼저 추가해주어서 카카오톡까지!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두개나 생겨서 뭔가 뿌듯했다. 어느날부터 규원이와 연락을 서서히 주고받으면서 아주 천천히 가까워졌다.
“누나! 제 도복에 누나 화장품 묻었어요!”
“누나 오늘 오시나요?”
“누나! 회사가 종로라고 하셨나요?”
“누나! 남영동 가면 맛있는거 사주시나요~?”
“누나! 배드민턴 또 언제 칠까요?”
규원이에게 매일 연락이 왔다. 뭐하고 있냐는 연락보다는 늘 이유가 있는 연락이었다. 메신저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나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띄웠고, 귀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차갑고 무서워 보이는 인상 뒤에 강아지 같은 귀여운 모습이 있다는 것이 반전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규원이의 반전 매력은 내가 유도장을 즐겁게 다닐 수 있는 이유가 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