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보소 May 15. 2024

출근 안 하고 아기랑 놀고 싶어

24년 5월

호구의 재택근무

회사의 장점이라 할 것들 중 하나. 재택근무. 요새는 이직 고려 사항 중 하나가 재택이 포함되기도 한다 하니 괜찮은 회사 복지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좋은 혜택을 나는 누리지 못한다.

(바로 회사에 대한 불만이다) 실무를 겸하는 관리직의 입장이 되고 나서 매일 미팅에 참석을 해야 하고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필수로 생각하는 미팅 주체들의 기조 때문에 재택근무는 유명무실하다. 덕분에 새파래진 하늘을 보며 재택근무 날인 오늘도 출근을 한다. 우리 팀에서는 나만이 유일하게 회사에 나오겠지. 재택을 당연시하는 팀원들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주구창창 회사에 나오는 자를 바보로 생각할까. 안쓰럽다 생각할까. 존경한다 생각할까. 아마도 호구가 유력하지 않을까. 그렇다. 호구는 이렇게 또 한 시간 여를 회사를 향해 이동한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간

가정의 달도 어느새 반이 가까워 간다. 부부라는 인연이 길어지는 것도. 27개월 아기의 어휘력이 점점 늘어가는 것도. 이직한 회사에서의 개월수가 축적되는 것도(일 년을 채우는 것이 왜 이리 긴지 모르겠지만). 심지어 회사를 향하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모든 시간들이 알게 모르게 돌아가고 있다. 째깍째깍. 똑딱똑딱. 흐르는 시간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순간순간을 소중히 생각하자. 시간의 쌓임이 곧 나의 인생이자 역사이자 자산이기에. 순간순간은 그렇기에 소중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소중함을 잘 쌓는다면 분명 귀중한 존재가 될 것임으로. 세상에서 귀중한 사람으로 되어간다는 것. 인생의 또 하나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출근 안 하고 아기랑 놀고 싶어

날씨가 좋으니 기분이 좋다. 날씨가 좋다는 기준은 제각기 다르겠지만 매일 하늘을 보고 있는 요새의 기준은 하늘의 색깔이다. 하늘을 매일 보기 전에는 아주 새파란 하늘에 매력을 느꼈는데, 구름이 거의 없는 아주 연하디 연한 파란색을 띠는 오늘의 하늘색도 꽤 매력적이다. 은은한 매력이랄까.

그러고 보니 평소 진청바지만을 구매했는데, 연청바지를 하나 장만해도 될 것 같다. 연청바지를 사려면 돈을 벌어야 하므로 오늘도 출근을 한다. 점점 귀여워지는 아기를 등원하고 올려다본 하늘. 날이 좋으니 아기랑 놀고 싶다. 출근하지 않고 아기랑 놀고 싶다.


트니트니

트니트니를 아시는가. 문화센터 아기 대상의 핫 인기 강의. 놀이 교육의 대표 주자. 아기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트니트니 출석을 위해 토요일 오전 열 시 문화센터를 향했다. 매주 가는 트니트니지만 초반에는 항상 얼어 있는 아기. 초반부터 뛰고 날고 우당탕탕 인 다른 아기들과 달리 갈 때쯤이 돼서야 긴장이 풀려 신이 나는 아기. 열심히 놀고 집에 돌아가는 길. 비가 온다 하였는데 다행히도 비가 내리진 않았다.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면서 품 안에서 있는 아기를 바라보았다. 통통한 손으로 조그만 입을 만지고 있는 아기. 아기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 05화 우리 사이는 상극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