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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소 Apr 26. 2023

아데노 바이러스를 아시나요

감기야 얼른 사라져라

어린이집에 가면 감기를 달고 산다는 말. 우리 아기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돌 때까지 콧물 찔감기의 전부였던 아기. 다들 경험한다는 응급 방문이나 고열 발생 같은 으니 튼튼 지수가 남다다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엄빠는 잘 키우고 있다는 우쭐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감히 말이죠. 그랬던 아기에게도 올 것이 왔습니다. 디 센 감기가 다가왔습니다. 따뜻함과 추움이 왔다 갔다 하는 4월, 아기의 튼튼한 면연 보호막이 결국 뚫다.


물과 기침이 이 주 넘게 이어졌고 감기가 꽤 오래간다고는 생각던 토요일 저녁. 눈 아래쪽으로 콧물 같은 것이 올라왔습니다. 아직 흥 하고 코를 풀 줄 모르는 아기. 처음에는 코에 가득한 콧물이 제대로 배출지 않아 연결선을 타고 눈 위로 올라온 줄 알았습니다. 코 윗등을 눌러보기도 하고 흥을 하라고도 말을 해 보았지만 코를 건들지 말라고 고개를 돌리고 아빠 손을 밀어내는 아기. 일요일에 문을 여는 동네 병원이 있긴 했지만 미적지근한 진료를 경험한 터라 일요일 하루는 집에서 살피기로 하고 다음 날 일찍 소아과를 방문했습니다.


감기의 진원지는 아데노 바이러스였습니다. 봄여름철 유행한다는 감기. 콧물인 줄 알았던 것은 실은 눈곱이었다는 사실. 일명 눈감기습니다. 안약을 처방받고 자기 전과 일어나기 직전 1일 2회 총 3일을 으니 눈곱 증상은 완화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콧물과 기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마가 바깥에 나간 틈을 타 아기와 함께 밖을 나갔다가 기침과 고열이 심해졌습니다. 철부지 아빠 때문에 아기가 더 고생을 합니다. 짧은 생각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엄마에게 뜨거운 눈총을 받은 것은 덤입니다.


아기가 아프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디가 불편한지 힘은 들진 않는지. 아직 말을 할 수 없으니 기의 상태를 보고 지레짐작만 할 뿐입니다. 대신 아파주고 싶은데 지켜만 봐야 하는 심정.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 아내를 바만 봤던 마음 아픈 순간이 떠오릅니다.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구나를 느낍니다.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기도 아내도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눈곱아 사라져라 감기야 사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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