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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cation Dec 04. 2023

내 땅이 생기다.

솔이텃밭 도시농부 라이프 기록(1)

3평정도의 땅을 실제보니 생각보다 너무 컸다. 

#1. 송파구에 터를 잡으면서 매년 솔이텃밭에 당첨되길 꿈꿨다. 그리고 드디어! 당첨되었다! (추가합격이였지만)

송파구민으로 인정 받은 느낌과 내가 내고 있는 주민세를 이렇게 조금이라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니 기분이 좋았다. (7만원을 내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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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텃밭을 가꾸는 건 내 앞으로의 인생 진로를 정하는 일과도 연결되어 있다. 서울토박이, 도시사람으로 살면서 항상 나는 탈서울라이프를 꿈꿔왔다. 특히 자연과 가깝게 살면서 이를 가꾸면서 살고 싶어했다. (농사까진 아니지만)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런 슬로우 라이프에 나 같은 외향형 E는 쉽게 심심해할 거라고 장담했다. (물론 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래서 작게나마 내가 탈서울, 텃밭 일구면서 사는 삶에 어울리는 사람인지를 테스트해볼 기회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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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막상 나에게 주어진 땅은 3평도 되지 않는 작은 땅. 30평 아니 그 이상의 집과 방을 채우라면 기가 막히게 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3평을 어떻게 채워갈 지 막막했고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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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집 근처 구립 도서관에 찾아가서 텃밭 일구는 방법에 대한 책을 찾아서 읽고 솔이텃밭 슨배님들의 영상을 찾아봤다. 아, 계절마다 심기 좋은 작물이 따로 있고 그 작물에 맞춘 땅 모양을 잡아야하는 거구나. 새로운 거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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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텃밭 퇴비를 뿌리던 날 


#5. 책과 영상을 볼 수록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뿌리기만 해서는 거둘 수가 없는 것이였다. 뿌리기 전에 땅도 잘 솎아주고 퇴비도 주면서 준비할 것도 많더라. 식물의 특징에 맞춰서 모종을 심거나 씨앗을 뿌리고 잘 보살펴야 거둘 수 있는 것이였다. 저 속담에는 과정이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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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래서 오늘은 잘 뿌리기 위한 준비를 하러갔다. 실제 텃밭의 크기가 얼마인지 체크하고 퇴비를 뿌리고 흙을 고르게 섞었다. 쓰레기나 돌뿌리는 걷어냈다. 급한 내 성격대로 라면 오늘 바로 모종, 씨앗을 심었어야 직성이 풀렸을텐데 하지만 퇴비를 뿌리고 나서 일주일 정도 후에 심는게 좋다던 책 속 가이드를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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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차근차근. 무엇이든 다 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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