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실종 사건

솔이텃밭 도시농부 라이프 기록(7)

by ssoocation



20220724_133247.jpg 저기, 이게 무슨 일이람...? 제 텃밭 맞나요?


#1. 역시 세상에는 거저먹는게 없다. 공사다망한 나날을 보내느라 텃밭에 대한 관심 그리고 방문주기가 줄어들자 바로 밭에 티가 난다. 더우면 덥다고 비오면 물 줄 필요 없겠다고 하루 이틀 미뤘다가 10일은 지나 방문한 텃밭은 그야말로 혼돈의 잡초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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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밭이 실종되었다. 이게 잡초밭이지. 밭, 작물과의 구분선이 모두 잡초에 파뭍힌 모습을 보며 내 자신에게 화딱지가 났다. '가야하는데 가야하는데' 말 만하고 행동하지 않은 내 자신. 역시 세상에 거저되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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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_091722.jpg 고추는 초록별로 .......!


#3. 이렇게 감당이 되지 않을 때, 다시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면 '대청소'가 답이다. 씩씩거리면서 잡초를 제거하며 밭청소를 시작했다. 봄에 심었던 상추, 당귀는 진작 수확이 끝났으니 미련 없이 뽑아버렸고 고추는 결국 모두 비실비실 병이 들어 뽑아버렸다. 방울토마토, 대파는 더위와 비 사이에서 오락가락 영 시원치가 않아서 이 역시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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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_091637.jpg 당근에게 사기 당했다... 하찮고 귀엽게...


#4. 잎과 줄기가 잘 자라 자신 있게 뽑은 당근은 애걔? 이게 머람. 파종하고 솎아내며 거름도 추가하며 기르는게 좋다는 걸 알았지만 귀찮음에 모종으로 심고 그냥 잘 자라라 방치 해놓은 결과는 당근 향이 나는 뿌리를 득템한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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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래도 이 불성실한 도시농부에게도 조금의 수확물은 남았다. (착한 자연 같으니) 장마 직전 심은 열무는 잎마다 구멍이 숭숭이지만 어느정도 자랐다. 내일 이걸로 열무김치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바질은 어마무시하게 자라 조금 있으면 나무가 될 것 같은데 이걸로는 바질페스토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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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난 내 자신의 성실하지 못한 모습을 싫어한다. 조금이라도 준비, 계획이 되어야 움직일 수 있고 이를 하지 않으면 패배감에 빠진다. 그래서 항상 나는 바쁘게 움직이고자 한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건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인 것이다. 나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오빠는 '좀 안해도 괜찮아' '좀 안하면 어때?' 하면서 환기 시키려고 하지만, 나 역시 이런 불필요한 긴장감을 일상에서 빼고 싶지만 쉽지 않다. 완벽하지 않은 완벽주의자. 내일 열무김치, 바질페스토를 만들면 좀 기분이 나아지겠지.


20220802_211356.jpg 그렇게 만든 열무 김치, 보기보다 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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