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개인 PT를 받으며 트레이너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운동을 시작했을 때와 체중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체지방은 확실히 줄고 근육량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잘해왔다며 칭찬을 들었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저는 “내년 상반기에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몸이 좋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바디프로필 촬영, 골격근량 몇 kg 이상, 혹은 대회 일정처럼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수업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고요.
그때 선생님은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몸이 좋아 보이는 건 지금도 충분해요. 하지만 회원님이 원하는 게 더 있다면, 그걸 뚜렷하게 설정해야 해요. 저는 회원님들을 오래 붙잡아두는 것보다, 혼자서도 운동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면 개인 운동 하라고 보내드려요. 회원님께서도 비싼 돈 내고 하시는 만큼,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아가셔야죠.” 그 말에서 돈보다 회원의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위해 회원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돕고자 하는 태도였죠.
그 순간, 문득 ‘내가 왜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가?’를 떠올렸습니다. 매일 맥주를 마시며 급격히 불어난 제 모습을 거울로 보던 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는 과정에서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건강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그동안 저는 막연한 바람만 있었지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명확한 목표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골격근량 40kg 이상(10월까지), 빈약한 부위 보완(가슴, 등), 그리고 다이어트 한 번 더 진행(근육 속 지방 제거). 목표가 구체적으로 잡히니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졌고, 이제 남은 건 실행뿐입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인생의 많은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막연한 바람은 쉽게 흐려지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방향을 잡아주고 행동을 끌어냅니다. 목표는 단순한 숫자나 기록이 아니라, 매일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동기이기에. 올해가 끝날 무렵, 지금보다 한층 성장한 제 모습을 기대하며, 오늘도 땀을 흘리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