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부터 무언가를 시작하면 한 번에 몰아서 해버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축구를 하면 1~2시간만 해도 충분할 텐데, 재미에 빠져 4~5시간을 연달아 뛴 적이 있죠. 과제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눠서 해도 될 일을 꼭 한 번에 끝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런 날은 성취감이 크기도 했지만, 다음 날이 늘 문제였습니다. 몸이 지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유지하던 루틴도 쉽게 무너졌습니다. 결국 무리한 하루는 오히려 저를 더 느리게 만들더군요.
그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마음속으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하루를 무리해서 보내지 말자.”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늘 다짐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오랜만에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라면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 제 루틴이었는데, 그날따라 갑자기 골프가 하고 싶다는 충동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밤늦게 스크린 골프장을 찾아가 한 게임을 치고 돌아왔죠. 그 순간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일 밤에 새로운 활력을 찾은 듯 즐거웠죠.
하지만 대가는 바로 다음 날 찾아왔습니다. 눈을 떠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고, 회사에서는 시체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머리는 멍하고 집중은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그날 하루는 그냥 흘려보낸 것이나 다름없었죠. 돌이켜보니 그날의 골프가 제게 주는 의미는 ‘즐거운 여가’라기보다 ‘루틴을 망가뜨린 작은 무리’였습니다. 잠깐의 충동이 하루를 빼앗아 간 셈이었죠. 그 경험을 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지킨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지켜내는 일이다.'
무리한 하루는 스스로를 갉아먹고, 결국 내가 소중하게 쌓아온 것들을 흔들어 버립니다. 이와 반대로 작은 리듬을 지켜가는 하루는 언젠가 큰 힘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흔히 “오늘 하루쯤은 괜찮겠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설득하지만, 사실 가장 무너지는 순간은 그 한 번의 예외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번 경험을 통해 그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진 않나요? 어떤 날은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루틴을 무너뜨리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 순간 내일의 나를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잠깐의 만족이 내일의 하루를 지치게 할지, 아니면 지켜낸 루틴이 내일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지.
진짜 성장은 ‘한순간의 무리’가 아니라 ‘오늘을 지켜내는 작은 선택’에서 시작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