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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이유

루키트의 일상

by 루키트

저는 성격이 많이 활발한 편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가고, 먼저 대화를 시도하는 걸 좋아하죠. 사람 자체를 좋아하다 보니 ROTC에 지원했던 이유도 비슷합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고, 정을 쌓으며 관계를 넓혀가는 것이 제겐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경험을 겪으며 이제는 조금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하게 지내고 싶어 친해진 사람이 어느새 저를 소재로 농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단둘이 있는 공간도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도 듣기 불편한 말을 계속하더군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런 사람과는 관계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걸요. 결국 저는 조용히 거리를 두었고, 그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리되었습니다.


또 다른 경험도 있었습니다. 성향이 비슷해 보이고,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던 사람이었지만, 점점 그 사람의 행동이 불편해졌습니다. ‘나는 얘랑 친해!’라는 표현 방식이 과격했고, 비속어가 섞인 대화와 가벼운 신체 접촉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농담 삼아 비하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죠. 처음에는 그냥 넘겼지만, 결국 저도 모르게 점점 거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는 확실한 선을 긋게 되었죠.


이런 경험들을 돌이켜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봤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너무 빨리 마음을 연 것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첫인상만으로 성급하게 사람을 판단한 탓일까?'. 혼자 고민을 하다가 깨달았습니다.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 없이 내 모든 것을 먼저 내어줄 필요는 없다는 것을요. "친구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 앞서 그 사람이 정말 믿을만한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상대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충분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제 성향이 완전히 바뀌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처음 보는 자리에서 먼저 말을 걸고 인사를 나누는 건 제게 익숙한 일이죠. 다만 이제는 너무 빨리 마음을 주기보다, 조금 더 상대를 알아가며 신중하게 관계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너무 빨리 마음을 내주는 것은,

너무 빨리 패를 까는 것과 같다.

결국 손해는 너의 몫이 된다"

- 윌러엄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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